『택시는 헌 타이어를 좋아한다』…새것보다 요금 더나와

  • 입력 1997년 8월 23일 20시 25분


최근 중고 타이어를 끼우고 운행하는 택시가 늘고 있다. 택시 타이어의 수명은 4∼6개월이며 석달만 지나면 중고 타이어로 취급된다. 운수업계 관계자들은 『택시회사 입장에서는 중고 타이어값이 새 타이어의 절반 수준인 1만5천원 정도로 싸고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중고 타이어를 끼우면 요금이 더 나와 꿩먹고 알먹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은 『중고 타이어는 안전에 문제가 있어 기사들은 중고타이어 사용에 반대한다』며 『회사측이 강요해 어쩔 수 없이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과연 중고 타이어 택시가 정상 타이어 택시보다 요금이 더 나올까. 본보 취재팀이 직접 실험을 해봤다. 지난달 30일 밤 11시 새 타이어를 끼운 쏘나타Ⅱ택시(운전사 李殷在·이은재)를 타고 경기 의정부방향 동부순환도로 4.5㎞구간에서 평균시속 60㎞, 타이어공기압 30파운드로 왕복 2회에 걸쳐 달린 뒤 2천원의 요금이 나오는 지점을 표시했다. 다음날 오전 11시 똑같은 조건에서 타이어를 3개월 전 갈아 끼운 쏘나타Ⅱ택시(운전사 金鍾沼·김종소)를 타고 실험한 결과 전날 표시한 지점보다 1백50m 정도 못미친 지점에서 미터기 요금이 2천원으로 올랐다. 결국 정상 타이어 택시를 탄 승객이 4.4㎞를 달리면 2천원을 지불하는데 비해 중고 타이어 택시를 탄 승객은 똑같은 거리를 달리고 2천1백원을 내야하는 셈. 한국타이어중앙연구소 李和榮(이화영)과장은 『중고 타이어의 경우 새 타이어보다 미세한 정도지만 지름이 작아 똑같은 거리를 달려도 바퀴 회전수가 정상 타이어보다 많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의 수입은 그날 자신이 다닌 도로의 교통혼잡도에 달려 있지만 계산상으로는 중고 타이어 택시운전사가 하루 2백50㎞를 주행할 경우 정상 타이어 택시보다 약 5천원을 더 벌 수 있다. 〈정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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