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고용동향]여성 신규취업 29만명…남성의 3배

  • 입력 1997년 8월 12일 20시 38분


「취업자는 느는데 실업률은 높아진다」. 한국 여성의 고용사정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역설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4분기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새로 일자리를 얻은 여성 취업자는 29만5천명으로 남성 9만1천명의 3배가 넘었다. 그러나 이 기간중 여성 실업률은 2.3%로 작년 동기에 비해 0.8%포인트가 늘었다. 이는 장기화된 불황 때문에 구직전선으로 내몰린 여성들의 고단한 삶을 보여준다. 작년 10∼12월사이 가사를 돌보는 비경제활동인구는 30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세로 반전했다. 작년 4.4분기 가사종사자는 6백47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4%가 줄어든 것. 이어 올해 1.4분기의 가사종사자는 작년동기에 비해 5.2%가 줄고 2.4분기에는 4.4%가 감소했다. 이처럼 많은 여성들이 일자리를 구했으나 1년이상 장기 고용되기보다는 한달 단위로 고용계약을 하는 외판원, 판촉사원, 텔레마케팅, 상가점원 등으로 고용된 경우가 많아 수시로 실업자군에 포함됨으로써 실업률을 높였다. 올해 2.4분기동안엔 37만3천명의 여성이 구직전선에 뛰어들었으나 이중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실업자로 남은 인력이 7만8천여명에 이르러 이들도 실업률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불황의 장기화로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가계를 꾸리기 어려워지자 더블인컴(Double Income)을 찾아나선 여성들의 구직행렬이 지난해 말부터 줄을 이었지만 이들을 흡수할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 특히 고학력 여성의 취업난이 심각해 만20∼24세의 4년제 및 전문대 졸업 여성 실업률은 평균 실업률 2.5%의 3배를 넘는 9.0%에 이르렀다. 「여자가 할 일」, 「남자가 할 일」이라는 취업상 차별도 여전하다. 지난 2.4분기 여성취업자 3명중 2명은 서비스 판매직종에 취업, 이 부문 취업 증가율이 7.2%로 가장 높았던 반면 남성취업자는 전문 기술 행정관리직 취업증가율이 5.2%로 가장 높았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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