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기 추락사고 조사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 11일 사고비행기의 조종실 내부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조종실에서 기장 부기장 항공기관사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하며 착륙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기장은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운항업무를 총괄하는 「기내 총사령관」.
기장 오른쪽에 앉는 부기장은 기장을 보좌한다. 문제가 있을 경우 곧바로 시정조치를 건의하며 지상관제사와 교신, 기장의 착륙기기 조작을 도와준다. 항공기관사는 항공기 시스템 작동과 성능 및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진다.
착륙절차는 고도 2천피트 상공에서 통상 30∼40분전에 승객에게 안내방송을 실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때부터 비행기는 착륙 첫 과정인 「강하」에 들어가고 항공기관사가 체크사항을 일일이 부르면 기장과 부기장이 이를 점검하며 결과를 복창한다.
특히 기압고도계 등 착륙에 필수적인 주요 계기는 기장과 부기장이 각각 자신의 앞에 있는 계기판을 점검한 뒤 서로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조종사들은 그 전에도 두차례의 상호브리핑과 교체점검을 한다. 즉 착륙준비 첫단계에서 기장은 공항사정 등 착륙과 관련한 정보를 알리며 그 다음인 「접근」과정에서도 기장 부기장이 함께 무선통신과 항법장치의 이상유무를 점검한다.
이때문에 조종실내에서의 원활한 업무분담과 의사소통은 항공기 안전운항에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사고 가능성이 높은 이착륙 과정일수록 업무협조가 물흐르듯 돼야 한다.
이들간에 일어나는 불협화음은 어이없는 사고로 이어진다. 지난 91년 6월 대구 공항에 대한항공기가 활주로에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고 동체착륙한 사고가 한 예.
당시 727기는 착륙을 위해 활주로 상공 5백피트까지 내려갔을 때 『Whoop Whoop Pull Up(앗 앗 올라가)』이라는 경고음이 24차례나 울렸으나 조종사들은 아무 확인없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경고음을 꺼버렸다.
당시 관제사까지도 복행을 지시하려다 당황한 나머지 항공기호출부호를 「KE376」이 아닌 「KE301」로 불러 어이없는 사고의 「공범」이 됐다.
〈홍성철·이철용·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