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칠판」 졸속도입 물의…검토없이 추진 수천억 낭비

  • 입력 1997년 7월 28일 20시 05분


정부가 교육기자재 선진화를 위해 「전자칠판」인 스크린형 프로젝션 TV를 설치하고 있으나 교실여건과 제품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수천억원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오는 99년까지 6천억원을 들여 전국 1만여 초 중 고교에 컴퓨터와 모니터 비디오 등을 설치, 교육정보망인 에듀넷 인터넷 위성방송 등과 연결해 첨단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학급당 예산지원은 3백만원에 불과한데도 교육부가 표준형으로 제시한 34인치 대형 컴퓨터모니터 가격만 2백20여만원이나 되고 이마저도 화면이 작아 교실 뒤쪽에선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점이 발견되자 교육부는 34인치 컴퓨터모니터 대신 1백80만원대의 47인치 「프로젝션 TV」로 교체하는 개선책을 마련했으나 이 제품도 인터넷 등과 접속하면 화면이 흔들리고 글자가 깨지는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6백여개 학급에 프로젝션 TV를 설치했던 광주시교육청은 공급업체에 항의, 컴퓨터와 TV를 연결하는 핵심부품인 「엔코드」를 종전보다 비싼 것으로 교체했지만 여전히 결함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결함때문에 대전시교육청은 프로젝션 TV 보급계획을 백지화했으며 일부 시 도교육청은 「학교가 알아서 기자재를 선정하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보급전 품질검사 과정에서 이상을 발견, 공급업체로부터 내달까지 개선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그렇다고 배정예산 3백만원으로는 34인치 이상의 모니터를 구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공급업체인 S전자는 『광주지역에 보급한 프로젝션 TV가 결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이에 대한 기술적 결함을 해결, 더이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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