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와 김덕홍씨는 망명이후 줄곧 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 다음은 안기부가 밝힌 조사과정에서의 뒷이야기.
○…황은 북경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머물던 지난 2월27일 74회 생일을 맞아 우리측 공관관계자가 생일파티를 준비하려 하자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은 지금 고통받고 있다』며 극구 사양했다는 것.
○…3월18일 필리핀 바기오에 도착한 황과 김은 북경체류 때와는 달리 자신들의 동정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지 않은데다 필리핀당국이 엄중한 경호를 펴자 비로소 안도감을 나타냈다는 것.
이들은 필리핀 체류 중 한국요리를 즐겨 먹었는데 관계당국은 주1회정도 인근마을에 가 한국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했다고.
○…4월20일 서울에 도착한 황은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며 안도감을 나타냈고 안가에서는 오랜 습관대로 새벽4시면 일어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황은 우측성대에 결절(작은 혹의 일종)이 있어 탁한 목소리를 내는데 서울에 왔을 때 황의 몸무게는 55㎏이었으나 현재는 57㎏으로 2㎏정도 늘었고 김은 72㎏에서 75㎏으로 늘었다.
황은 맵고 짠 음식은 먹지않고 빵과 과일 야채 요구르트를 좋아하나 김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는 것.
○…황은 서울에 온 뒤 『원래 TV시청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TV를 전혀 보지 않다가 최근 『남한실상을 빨리 파악해야겠다』며 주요 일간지와 TV를 매일 보고 있다.
황과 김은 그동안 대우자동차(부평) 삼성전자(수원) 현대중공업 고려합섬 유공(울산) LG화학(청주) 등지를 시찰하고 독립기념관 경복궁 비원 민속촌과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남대문시장 잠실롯데백화점 등을 둘러 보았다는 것. 황은 산업시찰을 하며 『세계로 약진하는 조국을 보니 민족적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는 것.
김은 『고속도로를 오가는 대형트럭 등 물동량만 보아도 남한산업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고 소감을 피력하기도.
○…황은 그동안 미CIA관계자 등과 만나 북한정세에 대해 진술했고 평양상고동문 김일성대학제자 등과도 만났다.
이들은 1차조사과정을 마친 후 『민족통일을 이룩하는데 전력투구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나이가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는 것.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