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조직폭력배 20개파 1천여명 활개

  • 입력 1997년 6월 25일 09시 00분


대구 조직폭력배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신흥개발지역 유흥가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동네깡패 수준의 어깨들이 「패밀리」형태의 기업식 운영을 통해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이 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대구시내 조직폭력배는 동성로파 및 향촌동파 등 기존 폭력조직과 변두리 군소 신흥조직을 합쳐 줄잡아 14개파 5백여명 가량. 그러나 비공식적 조직 등을 포함하면 20개파 1천여명의 조직원들이 활동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90년 범죄와의 전쟁 선포 이후 와해된 대구시내 대부분의 조직폭력배 조직원들의 상당수가 출소, 조직을 재정비해 유흥업소를 장악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신흥조직의 경우 고교생 등 10대들을 행동대원으로 대거 포섭,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게 특징. 지난 23일 조직원 34명 중 13명이 검거된 「월배파」의 경우 △선배 말에 절대복종한다 △조직을 위해서는 목숨을 바친다 △선배에게 90도 각도로 인사한다 △조직탈퇴시 집단체벌한다 △타조직과의 충돌 등 유사시 즉시 집합한다는 등 행동강령을 정하고 식구들을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에 검거된 동구 「방촌파」의 경우 이모군(19·두목)이 10대 고교생 및 중퇴자 25명을 규합, 조직을 만들어 성인폭력조직에 버금가는 세력을 과시하며 행패를 부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조직은 10대 신규조직원들이 술집 등에서 공짜술을 마시고 주인이 술값을 요구하면 집기를 부수고 폭력을 휘두르게 해 실전경험을 쌓고 담력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는 게 경찰관계자의 설명. 한편 신흥조직폭력배의 세확장에 위기를 느낀 향촌동파 및 동성로파 등 기성조직들도 조직원 확보를 통해 세불리기에 나서고 있어 업소이권 등을 둘러싸고 신구조직의 폭력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대구시경 金源碩(김원석)형사기동대장은 『조직폭력배들이 업소들을 돌아다니며 돈을 뜯거나 이권 등에 개입하고 있으나 피해 주민들이 보복을 두려워해 신고를 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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