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지방자치 2년평가]지역마다「특화사업」…우열비교곤란

  • 입력 1997년 6월 3일 08시 35분


동아일보사와 서울대행정대학원 한국경제연구원의 「민선지방자치 2년 중간평가」는 두가지 큰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실시한 이번 평가가 단순히 지자체 행정력의 순위를 매기는 작업은 아니라는 점이다. 재정자립도 등 지자체간 여건이 전혀 다르고 중앙정부의 통제가 걸림돌이 되는 상황에서 지자체를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중간평가는 각 지자체가 주어진 여건 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계획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지를 중점적으로 파악, 비교 분석했으며 시도별 전체순위를 매기지 않았다. 둘째로 △리더십과 대외관계 △지역경제 활성화 △행정관리 및 공공서비스 △정보화추진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평가를 진행함으로써 개별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자치단체의 경험을 확산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점이다. 이는 민선자치시대 2년을 맞으면서 각 지자체별 특성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어 평가과정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우가 많았던 대목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같은 배경 속에 진행된 중간평가에서 6개 광역지자체(특별시 광역시) 가운데 부산이 최우수시로 뽑힌 것은 다소 뜻밖의 결과였다. 부산이 한국 최대의 항만도시이면서도 △열악한 입지여건 △배후지원시설 부족 △심각한 산업공동화현상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종합평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막상 평가작업에 들어간 평가단은 부산이 이런 난제를 해결하고 21세기 첨단해양도시를 이루기 위한 「스마트 부산21」계획을 수립, 실현가능한 장기발전의 밑그림을 마련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부산의 도약은 정보화 확산을 위한 제도 도입은 물론 국제 첨단정보산업기기전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한 점이 바탕이 됐다. 반면 지난해 1위였던 서울의 경우 시청사 이전문제 미해결로 행정정보화 추진이 미미하다는 점이 상당한 악재로 작용, 한단계 밀려났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행정관리 및 서비스 부문에서 최우수시로 선정됐다. 또 우수단체로 선정된 광주는 리더십부문에서는 1위를 하는 등 선전했으나 종합평점에 있어 부산에 근소한 차로 뒤졌다. 지역경제활성화 1위와 정보화추진 2위를 한 인천이나 지역경제활성화 2위를 한 대전도 치열한 경합 끝에 우수시선정에서 밀렸다. 또 대구는 각 부문별로는 상위에 끼이지 못했으나 정보화와 행정관리부문에서는 많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다. 9개 도(道)중에서 충남이 지난해에 이어 2연패한 것은 리더십과 지역경제활성화 정보화추진 등에 있어 고른 점수를 얻었기 때문. 특히 시(時)테크기법 등을 활용, 행정의 생산성과 대민서비스 질을 높인 대목이 1위 고수의 바탕. 또 우수단체로 선정된 경기 경남 경북도는 개별 평가부문 보다는 종합평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북은 민선체제출범이후 장기비전을 마련하고 실행계획 집행에 앞서 리더십부문에서 높은 평점을 얻었으며 전남은 3핵3축 거점개발 「그린 전남21」 신산업배치기본계획 수립 등 다양한 경제정책을 마련해 지역경제활성화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도에 비해 도세(道勢)가 약한 강원 제주 충북 등은 각각 정보화추진 주민복지 특수시책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우수단체에는 들지 못했다. 〈조병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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