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7시반경 구속영장이 집행돼 대검 중수부 10층 조사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현관에 모습을 드러낸 金賢哲(김현철)씨는 구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듯 굳은 표정.
그는 사진기자들의 질서있는 취재를 위해 쳐놓은 포토라인에 서서 잠시 포즈를 취한 뒤 수사관들에 이끌려 검찰의 르망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직행.
현철씨는 『국민과 아버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현재 심정은』『억울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함구.
대검청사 1층현관 안팎에는 현철씨의 구속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1백50여명의 국내외 기자들이 30분전부터 진을 치고 기다리는 등 취재열기가 어느때보다 달아오르기도.
○…현철씨 수사의 주임검사인 李勳圭(이훈규)중수3과장은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구속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듯 하루종일 밝지 않은 표정. 이과장은 영장청구를 앞둔 이날 오후1시반경 『현재 심정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리 죄를 지었다고 해도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구속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고 토로.
○…이날 오후 현철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지법에 갔다가 대검청사로 돌아와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순간 하늘색 수의에 하얀색 털모자를 눌러 쓴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이 타고 있어 두 사람은 서로 놀란 표정.
정총회장은 현철씨를 외면한 채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한쪽 구석으로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이기도.
○…현철씨가 기업인들에게서 돈을 받을 때는 자신의 광화문 사무실 및 서울시내 특급호텔과 고급음식점, 룸살롱 등을 주로 이용한 사실을 확인.
沈在淪(심재륜)중수부장은 『현철씨가 두양그룹 金德永(김덕영)회장에게서 93년 이후 21차례에 걸쳐 15억원을 받았으며 장소는 주로 롯데 신라 하얏트호텔과 한식집 「송죽헌」「금모래」, 룸살롱 「반줄」 「지안」 등이었다』고 설명.
「금모래」는 강남의 유명한 한식집으로 1인당 식비가 5만∼10만원정도이며 「지안」룸살롱은 술값이 비싼 초호화판 술집.
○…미국 ABC방송의 마이크 웬거트 특파원은 『문민정부에서 대통령의 아들이 어떻게 막강한 힘을가질 수있는지 이해하기힘들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아들이란 이유만으로권력행사가 가능한 정치상황에서 검찰이 그를 구속한다는것은 더 더욱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
〈김재호·윤종구·이호갑·조원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