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중씨 수사스케치]검찰 모처럼 긴장…브리핑 연기

  • 입력 1997년 4월 28일 19시 06분


검찰이 28일 金賢哲(김현철)씨의 측근 朴泰重(박태중)씨를 소환하자 대검찰청은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긴장감에 싸였다. ○…한보사건 재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沈在淪(심재륜)대검 중수부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鄭泰守(정태수)리스트」에 대한 수사계획 발표 후 18일만에 이날 오후 공식 수사브리핑 계획이 있다고 예고. 검찰주변에서는 심중수부장의 스타일로 볼 때 모종의 중대발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했으나 심중수부장은 『오늘 간담회는 특별히 발표할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기자들과의 만남이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기대가 너무 커 부담스럽다』며 간담회를 내일로 연기.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박씨를 소환한 것은 현철씨의 사법처리 수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현철씨 소환일정에 관한 보안유지를 위해간담회를 연기했을 것』이라고 설명. ○…심중수부장은 이날 『박태중씨를 몇시에 부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간은 하늘만이 아는 것 아니냐』 『박씨를 부르지 않겠다고 하면 놀라겠지』라며 특유의 농담으로 응수. 그는 『박씨는 피의자 자격이냐 참고인 자격이냐』는 질문에도 『무슨 자격검증을 받는 사람이 아니지 않느냐』고 응답했으나 현철씨 소환계획에 대해서는 『도저히 말할 수 없다. 비밀이다』는 말로 신중한 반응. ○…김현철씨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돼온 박태중씨는 이날 오후2시경 검은색 소나타Ⅲ 승용차편으로 대검 청사에 도착. 박씨는 검찰에 도착한 뒤 『심정이 어떠냐』『청문회 발언중 잘못된 부분이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포토라인에 잠시 서서 사진촬영에 응한 뒤 11층 중수부 수사실로 직행. 이에 대해 검찰주변에는 『수십억원의 탈세와 민영방송 선정과정 개입사실이 이미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상황에서 사법처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검찰청에 출두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 〈김재호·조원표·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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