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자구책」배경]무모한 기업확장 그룹존폐 기로

  • 입력 1997년 4월 15일 08시 03분


진로그룹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보유 부동산 매각을 포함한 자구책을 선택하기에 이른 것은 무분별한 기업확장 때문이다. 지난 88년 張震浩(장진호)회장 취임 당시 9개사에 불과했던 진로그룹의 계열사는 지난달말 현재 24개사로 늘어났다. 장회장 취임이후 늘어난 계열사는 진로종합유통 진로쿠어스맥주 진로플라즈마 청주진로백화점 진로인더스트리 GTV(케이블방송) 등이다. 진로는 이처럼 무모하게 기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대부분 외부에서 차입,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진로그룹의 자기자본 비율은 4.3%, 작년말 현재 금융권 여신은 모두 3조8천억원. 매출액 대비 금융비용이 20%를 넘어선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황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된데다 대부분의 계열사가 적자를 면하지못해 그룹의 자금난이 한층 더 심해졌다. 진로그룹 계열사중 이익을 내는 회사는 모기업인 ㈜진로뿐이고 나머지는 적자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진로종합유통이 1백22억원, 진로건설이 3백93억원, GTV가 1백8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4천여억원이 투입된 진로쿠어스맥주는 지난해 4백여억원의 적자를 봤다. 진로쿠어스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맥주시장에 진출했음에도 이처럼 적자를 기록한 것은 투자자금을 대부분 은행 등 외부에서 차입, 엄청난 규모의 금융비용을 물어야 했기 때문.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불황이 워낙 심해 진로그룹이 매각하기로 결정한 양재동 트럭터미널 부지 등이 제대로 팔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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