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또 가스폭발…管 터지며 ３０여ｍ 불기둥

설계도면대로 시공하지 않은 부실공사에다 가스관 통과지점의 굴착공사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무시해 또 한번의 대형참사를 빚을 뻔했다. 9일 오후 1시46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지하철6호선 공덕동로터리 공사구간에서 불기둥이 30m가량 치솟으며 발생한 가스폭발사고는 사고구간을 지나는 도시가스관의 안전밸브를 잠그지 않은 채 굴착공사를 하다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처럼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하수관 이동공사를 하던 두영건설 소속 포클레인기사 金晶俊(김정준·28)씨가 설계도와 달리 하수관아래 묻혀 있던 도시가스관을 잘못 건드려 폭발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도시문제전문가들은 『지하철공사장 내로 도시가스관이 지나고 있는 곳이 현재 공사중인 6,7,8호선에 모두 28곳이나 되고 가스관 길이도 30㎞가 넘는다』며 유사 폭발사고에 대한 철저한 예방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도시가스관을 건드려 폭발사고를 일으킨 포클레인 기사 김씨는 경찰에서 『서울도시가스사가 서울지하철공사에 보내준 도면도를 보고 공사를 했으나 가스관이 도면도와 다르게 설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도시가스사측은 이에 대해 서울시지하철공사측에 보내준 도면도는 지난 95년 가스관을 매립할 당시 만들어진 도면으로 자신들은 가스관이 도면도대로 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사고지역이 지난 94년 대형가스폭발사고가 난 아현동 사고지점과 불과 4백여m밖에 떨어지지 않아 인근 주민들은 제2의 아현동사태를 떠올리며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한국통신에 따르면 폭발사고로 생긴 이 일대 4천여가구에 대한 전화불통사태는 11일 오후 4시경 복구될 것으로 보이며 마포로 일대 교통이 이날 밤늦게까지 통제돼 서울시내 전역에 교통체증 여파가 미쳤다. 〈윤양섭·이현두·윤종구·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