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공동체를 위하여]농산물-우유등 「품질실명제」 확산

  • 입력 1997년 3월 27일 07시 40분


아시아車 이우영씨
아시아車 이우영씨
[허승호 기자] 사회 전반의 책임실종 증후군 속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 민간에서부터다. 책임지기는 자기이름 밝히기, 즉 「실명제」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랜드백화점의 매장점원들은 지난 설세일기간중 상품마다 실명스티커를 붙여 팔았다. 이 스티커에는 점원이름, 매장책임자, 애프터서비스담당자의 이름과 연락처가 인쇄돼 있다. 8대 의원을 지낸 康誠元(강성원·69)씨는 자기 얼굴을 우유병에 새긴 「강성원우유」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강씨는 『자연산 풀을 먹인 젖소에서 젖을 짜 즉시 포장, 10시간 이내에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며 『내 명예를 걸고 품질을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상품명을 정하고 얼굴도 새겼다』고 말했다. 요즘 대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이면서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곤 한다. 언제건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농부들은 수박에 자신의 사진이 인쇄된 상표를 붙인다. 계란이나 쌀, 돼지고기에도 고유한 상표가 붙는다. 자동차의 품질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는 아시아자동차의 李佑永(이우영·45)직장은 『품질실명 스티커를 붙이면서 책임감도 더 생기고 스스로 장인(匠人)이란 자부심도 크게 느낍니다. 다른 곳에도 이 제도를 권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뒤가 구린 사람말고는 실명제를 좋아하지요. 선행을 쌓는 일 말고는 익명은 쓸모가 없어요』 (오정우씨·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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