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수사 이모저모]『복잡한 사안얽혀 사건 진전없다』

  • 입력 1997년 3월 26일 20시 34분


[이호갑·조원표 기자] ○…한보대출비리와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의혹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26일 전날밤 소환한 한보그룹 관계자와 은행실무자들을 밤샘조사하는 등 기초부터 수사를 다시 하느라 애쓰는 모습. 한 수사관계자는 『최근 언론에서 집중 거론되고 있는 은행장들이 상당히 불안해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수사가 은행장급을 소환할 단계까지 나가지 못했다』고 말해 수사의 장기화가 불가피함을 시사. 특히 金相喜(김상희)수사기획관은 『정말 진전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언론에서 너무 앞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김수사기획관은 이날 오전 중수부 대책회의에 앞서 한보재수사 주임검사인 朴相吉(박상길)중수부1과장과 현철씨 사건 주임검사인 李熏圭(이훈규)중수부3과장, 국회대비팀 安鍾澤(안종택)중수부2과장, 金明坤(김명곤)연구관 등에게 개별적으로 상황보고를 받아 수사분담이 상당히 체계화됐음을 입증. 한 수사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총체적으로 한 사건이지만 복잡한 사안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수사력을 세분화할 수밖에 없다』며 『수사에도 순서가 있는 만큼 나중에 수사력을 집중하더라도 현단계는 각 분야별로 역할을 분담할 때』라고 설명. 대검의 한 고위관계자도 『한마리 토끼도 잡기 어려운데 지금 이 수사는 도대체 몇마리 토끼를 쫓는 것인지 모를 정도』라고 고충을 털어놓으며 『국민들이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랄 뿐』이라고 호소. ○…김수사기획관은 이날 오후 1시55분경 기자실로 직접 전화를 걸어 『은행대출실무자와 한보실무자를 불러 조사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다』며 『오늘은 브리핑도 안한다』고 공식통보. 이에 대해 검찰주변에서는 『崔炳國(최병국)전중수부장 시절에는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며 수사상 차질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들. 하지만 심중수부장은 『특별히 브리핑할 만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며 『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고 설명. ○…심중수부장은 이날 오후1시40분경 盧官圭(노관규)검사를 불러 20여분동안 단독면담해 눈길. 노검사는 세무사출신으로 탈세 등 세금관련 수사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파견나온 검사로 1차 수사때도 한보그룹 회계장부를 분석하고 횡령규모를 파헤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 ○…한편 수사인력 보강차원에서 서울지검 특수부 등에서 차출된 金秀南(김수남)검사 등 5명의 일선검사들은 이날 오후 2시10분경 金起秀(김기수)검찰총장실로 들어가 신고를 마친 뒤 임시로 마련된 10, 11층 각자의 방으로 직행. 김검찰총장은 김수사기획관과 심중수부장도 함께 한 이 자리에서 『고생이 좀 돼도 열심히 일해 검찰을 빛내달라』고 주문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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