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대출 은행선 반대…청와대수석 직접 종용』

한보철강이 부도나기 직전인 지난해 말부터 청와대가 한보 부도를 막기 위해 시중은행장들에게 대출해줄 것을 직접 종용하는 등 한보 대출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본보가 단독입수한 검찰의 洪仁吉(홍인길)의원등 한보대출비리사건 관련자 수사기록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말부터 시중은행들이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2천2백억원을 대출해 주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張明善(장명선)외환은행장은 지난 2월 7일자 검찰진술조서에서 『지난해 12월말경 제일은행 등 4개 채권은행장들이 한보측에 1천2백억원을 긴급대출해주기로 결정한 것은 청와대 尹鎭植(윤진식)비서관, 李秀烋(이수휴)은행감독원장, 林昌烈(임창렬)재정경제원차관 등이 사전에 추가지원방침을 협의한데 따른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장행장은 또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회의실에서 열린 그날 은행장회의 도중에 申光湜(신광식)제일은행장이 윤비서관 등과 수시로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장행장은 『이에 앞서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이 1천억원의 대출을 요구했으나 한보가 자금압박을 겪고 있어 대출금을 상환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거절했으나 윤비서관이 「노동법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운데 한보가 부도나면 사회 경제적인 파장이 크다」며 대출을 종용했다』고 진술했다. 장행장은 이어 『윤비서관의 이같은 요구를 거절하고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을 비롯한 4개 채권은행단이 함께 이 문제를 협의할 것을 건의, 4개 은행장회의가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우찬목 전조흥은행장도 지난 2월 9일자 진술조서에서 『지난해 11월말경 정총회장이 1천억원의 대출을 요구해 거절하려 했으나 12월 3일 李錫采(이석채)청와대 경제수석이 「부도가 나면 파장이 크다」고 말해 그날 한보측에 1천억원을 대출해줬다』고 진술했다. 정총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 2월 4일자 진술조서에서 『지난 1월 7일 이석채수석이 청와대로 불러 「신광식 제일은행장을 만나보라」고 해 신행장을 만났더니 4개 은행이 공동으로 1천2백억원을 대출해주기로 결정됐다고 통보해줬다』고 진술했다. 〈최영훈·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