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신라호텔 「와인 스튜어디스」 이미경씨

  • 입력 1997년 3월 15일 08시 33분


[윤종구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와인은 화이트와인의 일종인 게부르츠 트라미너예요. 이것은 마늘 고추장 등을 양념으로 쓰는 한국음식의 강한 향을 중화시켜 주거든요』 신라호텔 프랑스식당 「라 콘티넨탈」의 소믈리에 이미경씨(33). 소믈리에란 주메뉴에 어울리는 와인을 손님에게 소개하고 맛을 설명해주는 프랑스식 직업명. 영어로는 와인 스튜어디스라고 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소믈리에는 1백여명. 이 가운데 여성 소믈리에는 이씨를 포함해 겨우 3명. 소믈리에는 우선 수많은 와인의 복잡미묘한 맛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혀끝만 살짝 대보고도 무슨 와인인지 금방 알 정도가 돼야 프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그는 아직 초보단계. 『지금 제가 구분할 수 있는 와인은 30여가지밖에 안돼요. 호텔에서 판매하는 3백여 종류의 와인을 모두 정복하는게 목표예요』 그가 요즘 들여다보는 책은 온통 와인관련서적 뿐이다. 와인의 역사 원산지 제조기법 등을 공부하느라 결혼도 잊었다. 와인 맛을 테스트할 때는 코로 향을 들이마시면서 혀끝으로 살짝 첫맛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 다음 입안에서 한바퀴 굴리며 천천히 음미한 다음 조금씩 여러차례 나눠서 삼킨다. 넘기고 나서 입안에 감도는 뒷맛도 와인마다 각양각색. 여러 종류의 와인을 차례로 테스트할 때에는 중간중간에 부드러운 빵을 먹는다. 먼저 와인의 맛을 입안에서 지우기 위해서다. 그는 계명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잠시 네덜란드에 사는 동안 칵테일과 와인의 매력에 흠뻑 취했다. 지난해까지는 신라호텔에서 바텐더로 일하며 칵테일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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