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朴鍾熙·李明宰·李澈容 기자】 李韓永(이한영)씨 피격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수사본부(본부장 金德淳·김덕순 경기지방경찰청장)는 정황조사와 탐문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을 여자 한 명이 낀 4,5명의 남파공작팀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안기부 기무사 정보사의 수사요원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는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 이씨가 살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 418동 1402호에 「우먼센스」기자를 사칭, 두차례 전화를 걸어 이씨의 귀가시간을 물은 사람이 30대 여자임을 밝혀내고 이같이 결론지었다.
경찰은 또 직접 범행에 가담한 공작원은 2명이지만 북한의 일반적인 테러수법으로 미뤄 망을 보거나 범행차량을 운전하는 공작원을 포함, 최소한 4,5명이 범행에 가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번에 범인들이 사용한 벨기에제 브라우닝권총이 주로 북한의 사회문화부소속 공작팀이 사용하는 총기여서 이번 범행도 고정간첩의 도움을 받은 이 부서 소속 공작팀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수사결과 △범인들이 검은색계통의 바바리코트와 평상복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30, 40대 남자이며(목격자 진술) △사건시간대에 지하주차창에서 지방번호판을 단 차량앞에서 3명의 수상한 남자가 얼씬거렸으며(주민 장희철씨 증언)△보름전부터 사건 전날까지 수상한 회색 엑셀승용차와 검은색 승용차가 이씨가 살고 있는 418동 앞에 열흘이상 주차돼 있었다(반상회 주민들 진술)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아파트 경비원의 진술과 경비일지 등을 토대로 사건당일 전후의 방문자와 출입자를 조사하는 한편 이씨 집에 걸려온 전화의 발신지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뇌사상태에 빠진 이씨가 총탄 한발만 맞은 것에 주목, 이들이 이씨를 살해하지 않고 납치하려다 이씨가 반항하자 저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머리카락 8개 △3개의 발자국 △이씨의 항공잠바 △엘리베이터에서 채취한 지문 5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의뢰했다. 경찰은 엘리베이터 우측 하단부에서 탄흔 1곳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또다른 테러가능성에 대비, 전국에 갑호비상령을 내리고 주요인사와 귀순자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고 주요시설물에 대한 경계에 들어갔다. 군도 이날 오전 2시55분 경계태세인 진도개하나를 발령했다가 오후 4시 일단해제하고 경찰과 함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