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히는 한보의혹/검찰 표정]「축소의혹」 여론에 민감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이호갑기자]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14일 검찰은 지난달 27일 수사착수 이후 19일만에 처음으로 평온을 되찾은 분위기. 그동안 설연휴 기간을 포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밤새 불을 밝혔던 대검청사 10,11층 중앙수사부 조사실도 이날 새벽부터는 대부분 불이 꺼져 이미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반증. 특히 수사착수 이후 보름동안 대검청사 1층 로비에서 진을 쳤던 사진기자들도 13일의 金佑錫(김우석)전내무부장관과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 신한국당 黃秉泰(황병태)의원의 구속집행을 끝으로 대부분 철수해 청사로비는 파장 분위기. ○…崔炳國(최병국)대검중수부장과 李廷洙(이정수)수사기획관 등 수사지휘부는 14일에도 수사가 한창일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8시20분경 출근했으나 전날처럼 굳은 표정은 사라지고 미소띤 얼굴에 한결 여유를 찾은 모습. 수사팀들은 이날 오전 8시반경 회의와 오전 9시 검찰총장 보고 등 평소 일정을 그대로 계속했으나 서로 농담을 주고 받는가 하면 최중수부장은 『정말 수고가 많다』며 취재진에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여유만만. ○…한보비리사건 수사진은 야권과 언론에서 이번 수사가 그동안 제기된 의혹의 대부분을 그대로 남긴 채 서둘러 끝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을 감안, 수사결과 발표 때까지 남은 문제를 계속 수사할 방침. 특히 한 수사관계자는 『이제는 한시름 놓게 됐다』면서 『수사결과에 대한 여론이 어떠냐』고 기자들에게 되물어 축소수사의혹 등에 대한 여론에 민감한 반응. ○…한보비리사건 수사가 내리막을 걷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黃長燁(황장엽)북한 노동당비서의 망명사건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자 周善會(주선회)공안부장 등 공안담당 검사들이 기자들의 새로운 취재대상으로 대두. 이날 오전 11시경 주공안부장실에 평소 뜸했던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북적댔는데 공안부장실 한 직원은 『오전 오후에 한두번 인사차 찾아오던 기자들이 한보사건 이후 발길을 끊었다가 황비서 사건으로 다시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 ○…한보비리사건 수사가 사실상 끝나 평온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황비서 망명사건으로 정부 주요기관에 대한 북한의 테러위협이 대두됨에 따라 대검청사 각 출입문에 대한 출입통제는 한층 강화된 모습. 특히 대검측은 전날까지도 별다른 통제없이 출입을 허용하던 취재진에게도 이날 오전 비표를 나눠주는 등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 그동안 수사관들의 단골식당으로 점심식사 배달을 위해 수시로 대검청사를 드나들었던 한 식당 아주머니는 이날따라 경비원이 출입을 가로막고 신분증을 요구하자 어리둥절한 표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