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한보계열사와 임직원의 예금계좌에 대한 본격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간 검찰은 수색할 계좌와 돈이 너무 방대해 고심하는 모습.
대검의 한 수사관은 『1백여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계좌에서 흘러다닌 5조원의 대출금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백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라며 『영장유효기간은 5월말까지로 돼 있지만 4개월이 걸릴지 5개월이 걸릴지 모르겠다』고 한숨.
○…5일 오후 3시5분경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판사실로 올라온 辛亨根(신형근)판사는 두 은행장들의 수사기록을 검토한 뒤 오후 3시50분경 『돈을 주고 받는 범죄의 특성상 증거인멸의 개연성이 높고 높은 형량이 예상된다』며 신문없이 영장을 발부.
신판사는 『돈을 주고 받은 액수와 장소 시간 등에 대한 양측의 진술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며 『돈이 오고 갈 당시 같은 자리에 있었던 우행장의 운전사와 신행장 부인의 진술조서 등 소명이 충분했다』고 발부이유를 설명.
신판사는 그러나 외압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영장내용에 대한 수사자료만을 검토했기 때문에 정치인 등의 외압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
○…崔炳國(최병국)중수부장은 오후 브리핑을 마치면서 언론이 너무 앞서가 검찰수사에 영향이 크다며 신중한 보도자세를 취재진에게 재차 요청.
그는 그러나 신한국당 洪仁吉(홍인길)의원과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의 금품수수에 대해 명확히 밝히기를 거부해 기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최중수부장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고 당사자인 권의원이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는데 확인해주지 않은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
○…李廷洙(이정수)수사기획관은 5일 홍인길 권노갑의원이 한보 鄭泰守(정태수)총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확인된 바도 없다』며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묘한 답변으로 사실여부 확인을 회피.
이기획관은 기자들이 『정총회장이 두 의원에게 돈을 주었다고 분명히 진술했느냐』며 확실한 언질을 계속 요구했으나 『아는 바 없다』는 말만 되풀이. 이기획관은 또 권의원이 이날 아침 정총회장으로부터 1억5천만원을 받았다고 밝힌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정총회장을 통해 확인해보겠다』며 마치 정총회장이 이와 관련된 진술을 전혀 하지 않은 것처럼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