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항소심/선고공판 이모저모]방청석선 야유

  • 입력 1996년 12월 16일 19시 56분


「사형」에서 「무기」로 감형되는 순간 全斗煥(전두환)피고인은 놀란 듯 감고있던 눈을 크게 뜨고는 미소를 지었다. 안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盧泰愚(노태우)피고인은 감형을 예상했다는 듯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16일 오전 10시45분경 서울고법 417호 대법정. 『전두환피고인 일어나세요』 12.12 및 5.18사건 항소심 재판장인 서울고법 형사1부 權誠(권성)부장판사가 주문(主文)을 읽기 위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전씨를 일으켜 세웠다. 순간 웅성거리던 법정이 갑자기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전두환, 무기 추징금 2천2백5억원…』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판결이유를 고지하던 권부장판사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순간 입술을 꾹 다문채 두 눈을 감고 있던 전씨가 약간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재판장을 응시하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2m 왼쪽 변호인석에 앉아있던 李亮雨(이양우)변호사의 눈시울도 함께 붉어졌다. 『12.12 군사반란을 주도하여 하극상의 패역으로 군의 기강을 파괴하였고 내란을 일으켜 권력을 탈취하면서… 그러나 대통령 재임중 6.29선언을 수용하여 평화적 정권교체의 단서를 열어…』 전피고인은 그러나 그 뒤 재판장이 쟁점에 대한 판단과 양형이유, 다른 피고인에 대한 판결문을 읽는 동안 다시 고개를 젖힌채 눈을 감고 두손을 아랫배에 모으고 있었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던 노피고인은 징역22년6월에서 징역17년으로 감형된 선고가 내리자 숙였던 고개를 들어 재판장을 응시했다.그 정도의 감형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덤덤한 표정이었다. 노씨는 이에 앞서 결석 등으로 몸이 안좋은 탓인지 어두운 표정이었으며 고개를 숙였다가 자세를 고쳐앉는 등 1심때와는 달리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선고공판이 끝나자 전피고인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노피고인의 손을 잡았고 兪學聖(유학성) 黃永時(황영시)피고인 등 다른 피고인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수고했습니다』라고 인사말을 나눴다. 또 周永福(주영복) 李熺性(이희성)피고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피고인들도 형량이 대폭 줄어들자 미소를 띠며 서로를 축하했으며 방청석에 손을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법정을 나서는 피고인들의 등뒤에서는 『웃지 말고 빨리 꺼져. 이 새끼들아』 『수백명의 시민을 학살한 장본인이 무기라니, 이게 재판이냐』며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河宗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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