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여성 취업률」낮다…결혼 출산경우 조기퇴직

  • 입력 1996년 11월 8일 20시 47분


「李基洪기자」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조기퇴직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산하 한국노동연구원의 崔康植, 琴在昊연구위원(경제학박사)이 8일 각각 발표한 「여성 경제활동 참가현황」과 「육아비용과 여성의 경제활동」논문은 선진국과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도를 한눈에 비교해 보여준다. 우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에서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는 결혼 및 출산 연령대에서 두드러진다. 우리나라는 20∼24세에서 66%였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결혼연령대인 25∼29세에 이르면 47.8%, 30∼34세엔 47.5%로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반면 스웨덴의 경우 20∼24세 64%에서 △25∼29세 79% △30∼34세 82%로 결혼 및 출산연령대에 경제활동참가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 미국도 73%→76%→74%로 결혼 출산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학력별로도 의미있는 차이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국졸이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평균 35%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이같은 차이는 학력이 높아지면서 완전히 역전, 대졸이상 여성의 경우 우리나라는 57%로 OECD 국가 여성 평균참가율 84%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여성내에서도 학력별로 두드러진 차이가 있다. 중졸이하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은 20대 초반까지 높아졌다가 결혼연령대에서 낮아지고 30대 이후에 다시 높아지는 M자형을 나타낸다. 반면 대졸 여성은 결혼연령대에서 한번 곤두박질친 참가율이 30대중반이후에도 거의 높아지지 않는다. 崔박사는 『출산하면서 퇴직한 여성이 자녀가 어느정도 자란 후 다시 취업하려 할 경우 저학력 여성은 단순직 등 재취업할 곳이 많지만, 대부분 관리 전문직을 원하는 인문계출신 대졸여성의 경우엔 나이가 들어도 다시 가질 만한 일자리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琴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96년 현재 취업여성의 미취학아동수는 1백96만명이고 그중 할머니 등이 봐줄 형편이 안돼 보육시설에 맡겨야 할 아동수(0∼5세)는 1백10만명에 이르나 민관보육시설을 합쳐 수용능력은 24%에 불과하다. 琴박사는 『여성 경제활동을 늘리기 위해선 일단 취업한 여성들이 꾸준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육서비스 시장기능 강화△조세정책 고용보험을 통한 보육비용 지원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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