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간호사 ‘태움’ 사망에…李 “사람 살리는 병원서 끔찍한 폭력”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1일 20시 48분


“해당 병원 근로감독 착수…의료기관 무작위 불시 기획감독 실시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유라시아 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7.1/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유라시아 지역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7.1/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직장 내 괴롭힘인 이른바 ‘태움’으로 고통을 겪다 숨진 간호사의 사연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한 20대 간호사가 선배 간호사들에게 반복적으로 괴롭힘을 당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또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사람을 살리는 병원에서 누군가는 깊은 상처를 입고 끝내 삶을 포기하길 택했다”며 “교육이라는 이름으로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도, 조직문화라는 이름으로도 ‘태움’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끔찍한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즉시 해당 병원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하고, 유사 위험이 있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무작위 불시 기획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태움’은 간호사 사회에서 쓰이는 일종의 은어다. 선배가 후배를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다. 교육이나 훈련을 빙자해 후배를 계속적으로 괴롭히고 조롱하거나, 압박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타난다.

2018년에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고 박선욱 간호사가 태움을 당한 끝에 숨졌다. 당시 그는 입사 5개월차 신입 간호사였다.

2019년에는 서울의료원에서 고 서지윤 간호사가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당시 유서에는 ‘병원 사람들은 조문도 오지 말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2021년에는 의정부을지대병원 기숙사에서 신규 간호사가 숨졌다. 그는 생전 선배, 동료들로부터 공개 모욕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호사는 폭행·모욕 등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과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경찰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한 점 의혹 없이 명확히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비극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며 “병원 내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의료현장 일터혁신 컨설팅을 확대하는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누구나 존중받으며 일할 권리가 있다”며 “지극히 당연한 이 권리가 일터에서 지켜질 수 있도록 정부의 책임을 다 하겠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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