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李, 기념촬영때 다가가 30초 대화
트럼프가 먼저 남북관계 근황 물어… 만찬때도 옆자리 앉아 관련 논의
G7성명 “北비핵화 목표 재확인”
트럼프에 金여사 소개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김혜경 여사가 16일(현지 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제 아내(my wife)”라며 직접 김 여사를 소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여사와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에비앙=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중동 전쟁을 해결한 것처럼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과 이란 전쟁 종전 합의로 중동 문제를 일단락짓고 북-미 대화 재개에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줄 것을 재차 당부한 것. 대남 단절을 지속하며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여 온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 먼저 남북 관계 근황 물어
이 대통령은 이날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초청국 환영 행사에서 단체 사진 촬영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가 약 30초간 대화를 나눴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남북 관계 근황을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날 2시간 동안 이어진 공식 만찬에서도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재차 한반도에서도 지속가능한 평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관심과 관여를 기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오 차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여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강한 지도자’로 평가하는 등 양 정상이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기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중동 전쟁 종전 협상 타결에 축하 인사를 건넸고 양 정상은 호르무즈 해협 내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의 중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오 차장은 밝혔다. 이와 함께 조선 분야 등 협력 확대와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한다.
정부에선 중동 전쟁 종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한반도 문제로 옮겨 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이란과의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겠다고 예고한 직후 ‘트루스소셜’에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 산책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며 ‘핵보유국 인정’을 위한 시위에 나선 북한이 대외 정책 전환에 나서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안보 분야 정부 소식통은 “북-미 대화에 대한 미 국무부의 관심도 낮은 상황”이라며 “북한의 변화는 11월 미 중간선거 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했다.
● 北 반발 속 G7도 비핵화 목표 재확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G7 정상들은 17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우리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 기간 북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북핵을 묵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이어 G7 정상회의에서도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
이를 두고 정부 내 남북 관계를 중시하는 ‘자주파’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7일 한반도 평화전략자문단 회의에서 “한반도 문제 당사자는 남과 북이며 남북이 상수이고 주변국은 변수일 뿐”이라며 “지금은 변수가 상수를 압도하고 있어 이건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은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한-EU 공동성명 내용이 현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기조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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