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복지예산 필수 빼고 10% 감축… AI-지방-양극화 집중 투자

  • 동아일보

[李정부 첫 예산안 지침]
2027년도 예산안 지침 확정… 역대 최대 지출 구조조정 방침
재정사업 원점서 전면 재검토… 전체 사업수 10%도 폐지하기로
통합 지방정부에 4년간 최대 20조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기하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기하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하면서 올해 절감액 27조 원을 넘어서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처음으로 의무지출을 10% 줄이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한 데 이어 재량지출 감축 목표도 높였다.

정부는 이렇게 아낀 돈을 인공지능(AI) 대전환, 지방 주도 성장, 양극화 개선, 국민 안전 및 평화 기반 구축 등 4대 투자중점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는다.

30일 기획예산처는 ‘2027년도 예산안 지출 구조조정 기준 및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마련된 지출 구조조정 기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7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과 함께 각 부처에 통보된다. 각 부처는 5월 말까지 예산요구안과 지출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기획처에 제출하고, 기획처는 이를 심사해 9월 2일까지 국회에 정부 예산안으로 제출한다.

● 나랏돈 지출 원점에서 재검토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는 지출 구조조정 기본 원칙은 모든 재정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다. 저성과·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폐지해 각 부처 핵심 과제에 우선적으로 재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복적으로 기한을 연장해 온 한시·일몰 사업은 원칙적으로 종료한다.

정부는 필수 소요 사업을 제외한 재량지출은 15%, 의무지출은 10%를 줄이기로 했다. 의무지출은 국채 상환, 기초연금 등 법령에 따라 지출 대상과 규모가 정해져 있는 예산이고, 재량지출은 도로 건설 등 정부가 예산 편성 시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예산이다. 전체 사업 수의 10%를 폐지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올해 감축액(27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무지출은 예산을 감축하려면 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저출생 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와 연관돼 있는 데다, 정부 중점 투자 분야와도 연관돼 있다. 국회에서 확정된 올해 예산 727조9000억 원 중 의무지출은 387조7000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의무지출이 2029년 465조7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의무지출이 복지 성격을 띠고 있더라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줄일 수 없는 복지사업은 모수에서 제외한 뒤 1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예산은 가급적 신축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고정된 의무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의무지출 목적별로 성과, 중요성 등을 분석해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내년 예산 800조 원 육박할 듯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이재명 정부의 5대 경제 대전환 과제를 추진하는 데 투입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은 국민주권정부가 예산 편성 전 과정을 온전하게 주관하는 첫 번째 예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나온 편성 지침으로 정부의 적극 재정 기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지출 구조조정을 하지만 총예산은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따라 내년도 8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 727조9000억 원에 정부가 현재 편성 중인 2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반영한 뒤 기존에 계획된 증가율 5.0%를 적용한다면 내년도 예산은 산술적으로 790조 원을 넘어선다. 정부는 예산 편성 막판에 총예산 규모를 확정한다.

내년도 예산은 △인공지능 전환(AX) 등 국가 성장 패러다임 전환 △5극 3특 성장엔진 육성 등 지방 주도 성장 △세대·산업·계층 간 양극화 완화 및 저출생 대응 △안전·평화 기반 구축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된다.

정부는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AX를 추진하고 국민성장펀드 조성 확대 및 반도체 특별회계 신설로 첨단전략산업의 안정적 투자 여건을 마련한다. 지역 균형발전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통합 지방정부에 연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 확충을 지원한다. 올해 예산에서 시범 실시했던 재정 사업 지방우대원칙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수도권으로부터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교육 분야에서는 거점 국립대가 교육·연구 허브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역 성장엔진과 관련된 특성화 단과대, 연구원 등을 집중 육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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