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부인에 법카 준 구의원, 2주택에도 지선 단수공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5일 17시 18분


“비서관 출신 구의원에 사무실로 계속 출근하라” 강요 의혹도
김병기 “제명 당하는 한 있더라도 탈당은 안해” 사실상 버티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특혜·갑질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힌 뒤 입장문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2025.12.30/뉴스1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특혜·갑질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힌 뒤 입장문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2025.12.30/뉴스1
2022년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1억 수수’ 묵인, 2020년 지역구 구의원에게 ‘공천헌금 3000만 원 수수’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제명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 손으로 탈당하지는 않겠다”며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서는 “어디 버릴 테면 한 번 버려보라는 협박성 메시지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공천헌금 논란이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는 모양이다. 정청래 대표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면 전광석화와 같은 무관용 원칙으로, 윤리심판원 심판을 기다리기 보다는 당 대표 직권으로 비상 징계를 즉시 하겠다”고 했다.

● 金 “제명 당하는 한 있어도 탈당 안해”

김 전 원내대표는 5일 한 유튜브에서 “정말 잘못했고 송구하나 탈당과는 연계시키고 싶지 않다”이라며 “당을 나가면 정치를 더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금만 믿고 기다려주면 대부분 해결하겠다”며 “해결했는데도 여러분이 만족 안하면 그때는 (거취를)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자진 탈당에는 선을 그으면서 동료 의원들을 향해 시간을 달라고 호소한 것. 국회의원인 당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빽’을 갖고 수사를 받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서울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신분에서 강 의원으로부터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을 받았단 사실을 듣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문제 안될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강 의원이 확인해보니 (지역) 사무국장이 돈을 받지 않고 돌려줬다더라”라며 “서울시 관계자들도 김 시의원이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던 건 잘못된 해프닝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이 없던 일이라 주장하면서 문제 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

본인의 지역구 구의원들에게 공천헌금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금만 기다려주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며 했다. 2024년 중순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에게 부인 이모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에는 “윤석열 정권의 가장 핵심한테 (수사 무마를) 부탁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볼 때 (아내를) ‘죽이라’는 소리”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12일 회의를 열고 김 전 원내대표 의혹에 대한 소명서를 검토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김 전 원내대표가 소명하는 자료들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대면 조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김 전 원내대표의 측근인 A 구의원이 2022년 2주택자인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공천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A 구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 이 씨에게 동작구의회 부의장 법인카드를 준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A 구의원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아파트와 송파구 신천동 아파트의 지분 절반을 보유 중이었는데, 당의 투기 목적의 2주택 이상 보유자 ‘공천 배제’ 원칙에도 단수공천을 받은 것. 김 전 원내대표 측은 “서울시 공관위 부동산 검증팀에서 검증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원내대표가 2022년에 당선된 B 구의원에게 지역 사무실에서 일하라고 강요해 갈등을 빚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B 구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의 지역 비서관으로 일하다가 구의원에 당선됐는데 “지역구 사무실로 계속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B 구의원이 이에 거부하면서 김 전 원내대표와 관계가 틀어졌고, 민주당을 탈당한 뒤 지난해 4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B 구의원은 통화에서 “다른 구의원들과 동등하게 일하고 싶었다”고 했다.

● 정청래 “(공천 등 문제 시) 즉시 비상 징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1.05 [서울=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1.05 [서울=뉴시스]
정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선과 관련해서 어떠한 부정과 의혹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당 대표부터 철저하게 공천 과정을 관리하겠다”며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 신속하게 비상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 대표는 지선 공천과 관련한 전 과정을 모니터링할 암행어사단 단장으로 경찰 출신 이상식 의원을 임명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지난해 11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90만 원이 확정된 이 의원이 암행어사단장으로 임명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암행어사단은) 공천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하는 조직으로 이 의원이 가진 선거법 위반 (전과)와는 결이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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