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필리버스터 제한법 우선 처리”…출석 60명 안되면 중단시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4일 11시 43분


국힘 ‘전 법안 필버’에 의장단 체력적 부담
여야합의 법안은 아예 필버 못하게 봉쇄
30일 본회의 처리 유력…조국당 반대가 변수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보통신망법 수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이 우원식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보통신망법 수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이 우원식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30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제한법’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주도의 쟁점법안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전 법안 필리버스터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본회의 사회 거부까지 이어지며 의사일정 진행에 어려움이 생기자 법 개정으로 이를 막겠다는 것.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성립 요건을 강화하는 등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30일 본회의에 올려 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날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제안한 정당이 자리를 지키지 않는, 그리고 그 정당이 발의하고 여야 합의한 법안까지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이상한 모습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이같은 국회법 개정안이 빨리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필리버스터 제한법은 필리버스터 진행 중 재적 의원 5분의 1 이상(60명 이상)이 출석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중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107석인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장기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현행법에서도 24시간이 지나면 토론을 강제 종결시키고 법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지만, 이를 더 앞당기고 반복적인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는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는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법안에는 또 필리버스터 진행을 의장·부의장이 아니라 의장이 지정하는 의원에게 맡길 수 있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장시간 사회를 봐야 하는 의장단의 체력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안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제한법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한 건 전날 본회의 상황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 반대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던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 부의장에게 사회를 부탁했지만, 주 부의장은 거부했다. 주 부의장은 페이스북에 “이번에 상정된 법안 내용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며 “말로는 늘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저는 협조할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주 부의장의 사회거부로 의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우 의장은 “이런 비정상적인 무제한 토론은 없어야 한다”며 “양 교섭단체 대표께서 방안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도 필리버스터 제한법 추진을 두고 실무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범여권 법안 처리 합의를 위해선 의결 정족수 등 세부 조항을 두고 수정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국혁신당이 앞서 “필리버스터는 소수 의견을 보호하고 숙의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제도적 장치”라며 법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 제한법#무제한토론#허위조작정보근절법#국민의힘#민주당#본회의#국회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