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두고 한동훈 전 대표가 홍준표 전 시장을 “탈영병”이라 비판하자, 홍 전 시장은 “탈영이 아니라 탈출”이라며 소설 ‘지리산’을 인용해 맞받아쳤다. 출처=뉴시스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또다시 충돌했다. 한 전 대표가 홍 전 시장을 향해 “탈영병”이라고 비판하자, 홍 전 시장은 “탈영이 아니라 탈출”이라며 반박했다. ● 홍준표, 이병주 소설 ‘지리산’ 인용…“혼란한 시대, 선택의 책임”
14일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에 이병주 작가의 대하소설 ‘지리산’을 다시 읽었다고 밝히며 “지금의 좌우익 혼란상이 해방 직후 대한민국과 흡사하다”고 했다.
‘지리산’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 전쟁을 지나는 한국 정치사 격동기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박태영은 혼란 속 지식인을 상징하는 인물로, 남로당원으로서 빨치산 활동을 하다가 공산당의 모순을 깨닫고 당적을 버린 뒤 ‘남로당원이 아닌 공산주의자’로 죽음을 맞는다.
홍 전 시장은 “(이병주 작가는) 남로당을 선택한 그의 결정이 잘못이었음을 알면서도 끝내 북으로 전향하지 않고 죽음을 택한 것은 스스로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책벌(責罰)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 “집단이 잘못된 길 가면 떠나야”…한동훈 발언에 정면 대응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이 기자들에게 소설가 이병주의 글귀를 나눠주고 있다. 이 글귀는 언론인 조갑제가 “이 대통령 이름에 명(明)자 처럼 밝게 일하는 모습이 좋다”며 소개한 문구인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다. 출처=뉴스1이어 홍 전 시장은 “그러나 그의 선택은 옳지 않다”며 “어떤 집단이 잘못된 길로 가면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최선을 다하다가, 안 되면 떠나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집단과 함께 동사(同死)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며 “그건 탈영(脫營, 집단을 배신하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고 탈출(脫出, 자유로워지기 위해 벗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갈등의 발단은?…한동훈 “탈영병 홍준표는 입 다물라”
홍 전 시장의 이번 글은 최근 이어진 한 전 대표와의 설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1일 홍 전 시장이 “윤석열·한동훈 같은 정치검사가 검찰을 망쳤다”고 비판하자, 한 전 대표는 “이재명 정권에 겁먹고 탈당해 도망간 ‘탈영병 홍준표’는 입 좀 다물라”고 맞받은 바 있다.
홍 전 시장은 사법연수원 14기, 한 전 대표는 27기로 두 사람은 검찰 선후배 사이다.
● 한동훈 “48:29”… 여론조사 수치로 다시 압박
한편 한 전 대표는 최근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의 불합리성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같은 날 SNS에 “48:29”라는 짧은 글을 올렸는데, 이는 대장동 항소 포기의 적절성을 물은 한국갤럽 조사의 결과인 ‘부적절’ 49%, ‘적절’ 29%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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