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0일 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그는 군이 “방위권에 접근하는 위협을 소멸하는 무적의 실체로 진화해야 한다”면서도 한미를 향한 직접적인 비난이나 위협 메시지를 내진 않았다.
1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진행된 야간 열병식에 참석해 이같은 내용의 연설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우리 당은 조국과 인민의 운명과 장래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성스러운 의무로부터 국가보다 먼저 군대를 창건했다”라며 “국가 주권과 발전권을 사수하는 투쟁에서 공고화되고 성숙된 혁명적 무장력의 역할은 조선 혁명을 곧바로 떠밀어가는 강력한 추진력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를 “우리 당 투쟁사의 분수령이자 변혁의 새 시대”라면서 “우리 당의 사상과 위업을 받들어온 노병 동지들과 전(前)세대 장병 동지들에게 뜨거운 경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당과 조국이 내린 명령을 믿음직하게 수행하는 해외작전부대 장령, 군관, 병사들에게 조선노동당과 전체 인민의 열렬한 격려와 고무의 인사”를 보낸다고도 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에 파병돼 쿠르스크 작전에 투입된 북한군들을 가리킨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어 김 총비서는 “우리 군대는 적을 압도하는 정치사상적, 군사기술적 우세로써 방위권에 접근하는 일체의 위협들을 소멸하는 무적의 실체로 계속 진화해야 한다”며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가 앞으로도 강위력한 혁명무력과 함께 부정의와 패권을 반대하고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진보적 인류의 공동 투쟁에서 자기의 책임을 다할 것임을 확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직 힘으로써만, 승리로써만 지켜지고 담보될 수 있는 우리 주권과 우리 위업의 무궁함을 우리는 오늘 다시금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이날 연설에서 김 총비서는 한국과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 당과 혁명무력의 본적은 인민이며 성스러운 목적과 사명도 인민을 위함에 있다”라며 위협적인 메시지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북한이 이번 당 창건일 행사를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과 함께 반미 연대의 장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직접적인 메시지보다는 열병식을 통한 위력 시위와 각국과의 광폭 외교를 통해 간접적인 메시지를 내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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