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광폭 행보’에 주애 없었다…한 달간 공개활동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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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10월 10일 13시 57분


9월 중국 방문으로 ‘후계자 입지 공고화’ 평가받아
정작 북한 복귀 후엔 공식 행보 자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5일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를 방문한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5일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를 방문한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함께 중국을 방문하며 ‘후계자’ 입지를 다졌던 주애가 최근 김 총비서의 광폭 행보에 동행하지 않고 한 달 넘게 두문불출하고 있다. 주애가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가 9일 주목된다.

주애는 지난달 김 총비서의 방중길에 동행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최고지도자의 자녀가 중국을 찾는 것은 전례로 봤을 때는 ‘후계자 신고식’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주애를 중국 방문 인사로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역에 도착한 김 총비서 뒤로 주애가 서 있는 장면이 북한 매체 등을 통해 확인됐다.

주애는 지난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첫 등장 이후 한동안은 김 총비서의 군 관련 행보에만 주로 동행하던 주애는 해가 갈수록 민생·경제 관련 일정까지 보폭을 넓히다 지난 5월에는 김 총비서와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에 방문하며 ‘외교 무대’까지 활동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달 김 총비서와 중국을 찾으면서 주애가 후계자로 확정된 것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은 것이다.

지난 2023년 9월 8일 개최된  ‘정권수립 75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총비서 옆에 나란히 앉은 주애의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지난 2023년 9월 8일 개최된 ‘정권수립 75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총비서 옆에 나란히 앉은 주애의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그런데 주애는 지난달 2일 베이징역에 도착할 때와 모든 일정이 끝난 뒤 5일 평양에 복귀하면서 북한 매체에 모습이 노출된 이후 한 번도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김 총비서는 당 창건 80주년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지난 4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을 열고 신형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 등 각종 신형 무기를 공개했다. 이튿날인 5일에는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를 찾아 “해군 전력의 전면적이고 가속적인 투쟁”을 강조하는 등 강화된 군사력을 과시하는 위력 시위를 했다.

추석 당일이었던 지난 6일에는 2020년 착공 후 5년 만에 완공한 평양종합병원 준공식에 참석해 국가의 ‘보건 현대화’ 정책을 역설하며 민심을 챙겼다. 전반적으로 김 총비서의 지도에 따라 ‘더 강한 나라’가 됐음을 주민들에게 선전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성격의 공개활동은 주애가 후계자라면 충분히 동행할 수 있는 행사로 보이지만, 주애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80주년을 맞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당 창건 행사의 주목도를 최고지도자에게 오롯이 집중시키기 위해 주애를 동행시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김 총비서는 내치용 각종 시찰 외에도 라오스 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외치도 챙기며 국가의 모든 중대 사안을 자신이 총괄하고 있음을 부각하고 있다.

다만 모든 사전 일정이 끝난 뒤 이뤄질 ‘본행사’ 성격의 군 열병식 등에는 주애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애는 지난 2023년 2월 8일 ‘건군절 75주년’ 열병식 때도 김 총비서와 나란히 앉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비롯한 신형 무기들이 공개되는 장면을 지켜봤다.

같은 해 9월 8일 개최된 ‘정권 수립 75주년’ 열병식에서는 주석단에 올랐는데, 당시 군 장성들이 주애 앞에 무릎을 꿇고 경례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올해 열병식에는 ‘러시아의 2인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과 ‘중국의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 등 외국 귀빈들이 대거 참석하는데, 만약 주애가 김 총비서를 따라 외빈들과 함께 선 그림이 포착된다면 다시 한번 북한의 후계자가 주애로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열병식은 이날 늦은 저녁 혹은 10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부터 주요 기념일 전날 늦은 저녁 혹은 당일 0시에 화려한 조명과 불꽃놀이 등을 동원한 심야 열병식을 진행해 오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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