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이재명표 비핵화론 속빈 강정…北에 시간만 벌어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2일 09시 31분


李의 ‘동결-감축-비핵화’ 3단계 로드맵 비판
“힘 기반 억지력 있어야 대화든 압박이든 가능”

특검의 국민의힘 압수수색 저지 농성 중인 김문수 당대표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로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25.8.21/뉴스1
특검의 국민의힘 압수수색 저지 농성 중인 김문수 당대표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로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25.8.21/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는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단계적 비핵화 로드맵으로 ‘동결-감축-비핵화’ 3단계를 제시한 데 대해 “판타지 소설 같은 공허한 주장”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입장문에서 “대화만으로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망상이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주장처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려고 하는 의도가 아니라면 도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정책을 주장하는 것이냐”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는 “북한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가 지원한 자금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왔다. 그들은 이미 고도화된 무기를 앞세워 대한민국 안보를 끊임없이 위협하며 더 많은 것을 요구해 왔다”며 “그런데도 이재명 정권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도 중단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한국은 제1의 적대국이자 불변의 주적’이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아직도 고수하고 상황”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평화는 구호만으로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힘에 기반한 억지력이 있을 때만 대화든 압박이든 선택지가 열린다. 그래야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도 제대로 작동한다”며 “이재명표 ‘속 빈 강정’ 같은 비핵화 대화는 북한에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북한이 핵 증강을 계속할 경우 김정은이 ‘이대로는 정권이 붕괴할 수 있다’라는 위기의식을 느껴야만 비로소 진정성 있는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것이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인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 김문수는 대선 때부터 북핵 문제가 더 악화할 경우 미국과 협의해 전술핵의 한반도 인근 재배치나 한미 핵 공유와 같은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왔다”고 했다.

김 후보는 “듣기 좋은 말로 국민을 현혹할 것이 아니라 북핵 위협에 맞선 구체적이고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를 외면하고 국가 안보를 흔든다면 국민은 더 이상 이재명 대통령의 자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8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8.21.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8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8.21. 뉴시스
앞서 전날 이 대통령은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정책에 대해 “1단계는 핵과 미사일에 대한 동결, 2단계는 축소, 3단계는 비핵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적극적인 남북 대화를 통해 핵 동결, 축소, 폐기까지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단계적 비핵화 로드맵은 북핵 동결을 비핵화 협상 입구로 삼은 뒤 핵무기·핵물질 축소, 폐기 등 비핵화 조치가 진전되면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북한 비핵화를 두고 핵동결과 군축협상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북핵 정책이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김문수#비핵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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