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에 무릎 꿇고 “남편 생사라도”…납북자 아내 눈물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8일 15시 34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 및 이사진과 면담을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 및 이사진과 면담을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장관님 좀 도와주세요.”

1987년 납북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 씨의 부인 김태주 씨가 8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편의 생사를 확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무릎까지 꿇고 눈물을 보이자 정 장관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과 고문인 김 씨 등 이사진을 면담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납북자 문제는) 이념이 아닌 인륜, 천륜의 문제”라며 “납북자 가족들의 애끊는 고통을 위해서라도 다시 남북 대화의 끈은 이어지고, 대화의 문은 열려야 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또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지난달 대북전단 살포를 공식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 이사장은 “새 정부가 남북 대화를 할 수 있게 우리도 지원해야겠다”며 “북한을 절대 자극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납북자 등 가족 분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 간 비공식 만남을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최 이사장은 “정 장관이 비공식으로라도 장소를 만들고 비밀리에라도 만남이 추진되게 해달라”고 했다. 정 장관은 “말씀하신 기원을 담아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고,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에 진전이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주 씨는 정 장관에게 “납북된 가족들 생사 확인이라도 해달라”며 “생사 확인마저도 못하고 있다. 맨날 전화하던 분(남편)이 소식이 없으니까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김 씨는 “장관님이 계실 때 남북자 일에 대해 풀어달라”고 말한 뒤 바닥에 무릎을 꿇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정 장관은 김 씨를 일으켜 세운 뒤 “진정하라”고 다독였다. 이어 “비극적 상황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게 참 안타깝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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