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李 오른팔 툭 치며 친근감…A4 10장 비판엔 굳은 얼굴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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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9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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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환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환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영수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4분쯤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로 입장한 이 대표를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이 대표는 오후 1시30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출발해 30분 후인 오후 2시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청사 입구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이 이 대표와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등 회담 참석자들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로 들어오는 이 대표를 보자 “오랜만입니다”라며 “선거 운동하느라 고생 많으셨을 텐데 다들 건강 잘 회복하셨나”라고 웃음을 지으며 안부를 물었다.

이 대표도 마찬가지로 미소와 함께 “(회복에 시간이) 아직 많이 필요합니다”라며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서로 안부를 물으며 악수할 때 윤 대통령이 왼손으로 가볍게 이 대표 오른팔을 ‘툭’ 치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장면도 잡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서로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 대표, 윤 대통령,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대통령실 제공) 2024.4.29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서로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 대표, 윤 대통령,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대통령실 제공) 2024.4.29

이날 윤 대통령은 자주색 계열 넥타이에 남색 정장, 이 대표는 남색 넥타이에 검은 정장을 입었다. 이 대표는 왼쪽 가슴에 태극기 배지를 했다.

지난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20일 만에 열린 영수회담은 집무실 내 원형 테이블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 우측으로는 차례대로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고, 이 대표 좌측으로는 순서대로 진 정책위의장, 천 비서실장, 박 수석대변인이 순서대로 앉았다.

회담은 양측 모두발언까지 언론에 공개하고 이후 비공개 차담회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정말 (대선) 후보 때 저희가 행사나 TV 토론 때 뵀고 당선 축하 전화를 해주시고 국회에 가서 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용산에 오셔서 여러 얘기를 나누게 돼 반갑고 기쁘다”며 “편하게 여러 가지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시고 그러면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오늘 비가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날씨가 좋은 것 같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이 대표님과 만나는 것을 우리 국민이 고대했기 때문에 좋은 날씨를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윤 대통령이 간단한 인사말로 모두발언을 끝낸 것과 대조적으로 이 대표는 원고를 안주머니에서 꺼내 읽어 나갔다.

이 대표는 “오다 보니까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 데 한 700일이 걸렸다고 한다”며 “만남이 국민께 새 희망을 만들어 드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이 열린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4.4.29.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이 열린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4.4.29. 뉴스1

이 대표는 A4 10장 분량 원고를 통해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민생 어려움 해결 △연구개발(R&D) 예산 복원 △의정갈등 해소 등을 요구했다.

특히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라며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행정권력으로 국회와 야당을 혹여라도 굴복시키려고 하면 성공적인 국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거듭된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 행사에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직접적인 사과 요구는 없었다.

다만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 민의를 존중해 달라”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관한 거부권 행사에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해 주시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문제를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약 15분간 원고를 읽어가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며 발언을 들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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