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이종섭-한동훈 벼르는 범야권… ‘특검 소용돌이’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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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이재명 “국가 최고 책임자도 관련”… 특검수사 대상에 尹포함 가능성
조국 “한동훈 특검법 준비돼 있다”… 과반 범야권 ‘탄핵 압박’ 이어갈듯

4·10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이 압승을 거두면서 22대 국회에서도 ‘거야(巨野)’가 주도하는 특검 정국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주도하는 ‘김건희 특검법’과 ‘이종섭 특검법’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원내 입성 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공약한 ‘한동훈 특검법’ 등이 거야 주도로 통과될 경우 정국이 ‘특검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선거 기간 줄곧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관련 특검법’과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관련 특검법’ 등의 처리 의지를 밝혔다. 그는 “총선 결과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이 의혹들은) 국가 최고 책임자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검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이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을 각각 수사할 ‘쌍특검법’도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조국혁신당이 1호 특검법으로 제시한 ‘한동훈 특검법’도 22대 국회에서 야권 단독으로 추진될 수 있다.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은 법안 내용이 준비돼 있다”며 “민주당 이 대표도 당연히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대표는 선거 전날인 9일 “범야권 200석이 확보되고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하반기에 김건희 씨가 법정에 서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과반을 달성한 범야권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법관 등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이 가능하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탄핵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미 선거 유세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회초리를 들어서 안 되면 권력을 빼앗아야 한다” “이번에 옐로카드를 줬는데도 계속 반칙하면 언젠가는 레드카드를 줘야 할지 모른다”고 엄포를 놨다.

입법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윤 대통령이 적극 추진했던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을 비롯한 각종 입법 사안도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주 69시간 근로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주 4.5일제’를 추진하며 맞불을 놓은 거대 야당의 반대에 막혀 추진이 중단된 바 있다.

‘만 5세 조기 입학’ 정책 역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시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며 백지화됐다. 연금 개혁의 경우 아직 제대로 발도 떼지 못한 상황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21대 국회에서도 180석 이상의 다수 의석을 앞세워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양곡관리법, 쌍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고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야권 관계자는 “입법 선명성 경쟁이 본격화되면 22대 국회에서도 21대 국회 못지않은 야권의 입법 독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김건희#이종섭#한동훈#범야권#특검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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