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청주 9시간 동안 50㎞ 달린 이재명…“‘尹 잘했다’ 싶으면 2번 찍든지 집에서 쉬어라” 발언 논란도[총선 LIVE]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4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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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정치 잘했다. 나라 살림 잘했다. 살만하다. 견딜 만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권한 줘서 나라 살림하게 해야 되겠다’ 싶으면 가서 열심히 2번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십시오. 집에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과 같습니다.”

14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아이의 손을 잡고 있다. 청주=뉴시스
14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아이의 손을 잡고 있다. 청주=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2찍’(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용어)을 연상케 하는 표현을 재차 사용했다. 지난 9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마주친 시민에게 “설마 ‘2찍’은 아니겠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한 지 5일만이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민을 갈라치는 전쟁 같은 증오의 정치를 멈출 생각이 없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10시 대전에서부터 시작된 이 대표 공식일정이 마무리된 시간은 오후 7시 10분경. 약 9시간 동안 대전부터 세종, 충북 청주시까지 세 개 도시를 순회한 이 대표가 내달린 거리만 50㎞ 이상이다. 그는 민주당 대전광역시당을 시작으로 대전 으능정이 거리, 세종전통시장과 오송 지하차도참사 합동분향소, 충북대 중문 등을 방문하며 하루종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14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총선 출마자들과 함께 단상 위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14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총선 출마자들과 함께 단상 위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총선을 앞두고 ‘윤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이 대표는 네 번의 모두 발언에서 ‘심판’이라는 단어를 28번 사용했다. “행동하는 쪽이 이긴다”며 지치층에게 투표를 호소하기도 했다.

매번 주요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던 충청 대전 지역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충청도는 대한민국의 선거 판도를 결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 대전·충청의 판단과 결단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한다. 여러분이 균형추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전에서는 “무책임한 연구개발(R&D) 예산 대폭 축소 때문에 대전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며 “과학기술은 대전에게 일자리이자 먹거리 그 자체이고 R&D 예산은 대전의 민생 그 자체”라며 날을 세웠다.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청주=뉴시스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청주=뉴시스
당초 이 대표는 충북 청주시에서 정우택 국회부의장(5선·충북 청주상당)의 ‘돈봉투 수수’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계획이었지만 청주 이동 도중 정 부의장의 공천 취소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오전 대전에서 “국민의힘 어떤 후보가 봉투 받아 뒷주머니에 찔러 넣은 폐쇄회로(CC)TV 장면이 나오니 나중에 돌려줬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정 부의장을 겨냥했던 이 대표는 그의 공천 취소 소식이 알려진 뒤 찾은 청주에선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한다”며 “더이상 그분의 과거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막말 파문이 일었던 민주당 정봉주 후보(서울 강북을)에 대해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상응하는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시간이 지났다는 점을 강조한 전날과 사뭇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14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 중문 거리인사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시민으로부터 받은 사탕을 바라보고 있다. 청주=뉴시스
14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 중문 거리인사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시민으로부터 받은 사탕을 바라보고 있다. 청주=뉴시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청주시에 거주하는 배경오 씨(44)는 “정부가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 토론회 등에서 윤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나 수준 등에 실망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에 재학중인 김모 씨(20)는 “민주당이 윤 정권 반대 외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단순히 야당이라고 지지할 생각은 없다”며 “이 대표가 현장을 찾아도 지지자들만 모여 인식이 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5일엔 지난 1월 피습 사건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는다. 울산도 함께 방문해 PK민심 다잡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전·세종·청주=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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