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민생토론회서 잇따라 개발약속… 관권선거 비판엔 “중단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7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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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 30분 출퇴근 가능한 교통혁명 시작”
尹, GTX B노선 착공 기념식 참석
원희룡 “계양 광역교통여건 개선, 정부 의지 확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GTX-B 착공 기념식에서 착공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인천을 방문해 “2026년까지 (인천국제)공항 배후에 첨단 복합 항공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10 총선을 34일 앞두고 인천을 찾은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인천국제공항 배후 첨단복합 항공단지 조성, 원도심 신속 재개발, 경인고속도로·경인선 철도 지하화, GTX 사업 본격 추진 등 지역 숙원 사회간접자본(SOC) 지원 약속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이번주에만 세 차례나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전국을 돌고 있는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두고 야권은 ‘관권 선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尹 “항공 마일리지 1마일도 피해 없도록”
윤 대통령은 이날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대한민국 관문도시, 세계로 뻗어가는 인천’을 주제로 열린 18번째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인천을 교두보로 우리의 전략산업인 항공산업과 해운산업의 대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우리의 항공산업을 크게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기 개조, 정비와 같은 전후방 연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1월 이 지역을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했다”며 “앞으로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관세 면제, 토지 임대료 감면과 같은 다양한 혜택이 제공될 것”이라고 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해 5000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향후 10년간 10조 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항공 서비스산업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면서 “무엇보다 현재 추진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이 좋은 시너지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기업이 합병해 하나의 거대 항공사가 되면서 국민들께서는 그동안 적립된 마일리지가 깎이거나 요금이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있다”며 “항공여행 마일리지는 단 1마일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요금을 비롯한 서비스 품질이 독과점으로 인해서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낙후된 인천 원도심 재개발 지원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노후화, 공동화돼 있는 원도심에는 도심 재개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며 “2027년까지 25개 지구 2조4000억 원 규모의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인천 차이나타운의 중화음식점 ‘공화춘’과 개화기 짜장면의 탄생 배경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인천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와 산업이 같이 가줘야 된다”며 지역 민심에 구애하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인천의 오랜 숙원인 경인선 철도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필요한 법적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한 후 제 임기인 2027년까지 착공을 하겠다”며 “경인선 철도 지하화 사업은 2025년까지 전국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을 마무리하고, 2026년에는 지하화 계획을 수립해서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인천과 서울을 30분 내로 이어주는 GTX 사업을 빠르게 진행시킬 것”이라며 “(GTX) B노선이 개통되면 인천시청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18분, 서울역까지 24분에 갈 수 있다. 서울과 인천 도심 간 30분 출퇴근이 가능한 교통혁명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예전에 서울과 인천을 통학하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오랜 시간 지하철을 타면서 영어 단어도 외우고 공부도 했는데, 이제 그런 공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갈 것”이라며 “노래 한두 곡 들으시면 바로 서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마친 후 열린 GTX B노선 착공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인천시청에서 ‘대한민국 관문도시, 세계로 뻗어가는 인천’ 주제로 열린 열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野 900조 예산 주장’에 “사실 왜곡”
윤 대통령은 이날 인천을 포함해 이번주에만 세 차례나 민생토론회에 참석했다. 5일에는 경기 광명에서, 4일에는 대구에서 민생토론회가 개최됐다. 1월 4일 민생 경제를 주제로 경기 용인시에서 처음 열렸고, 1월에는 서울과 경기에서만 총 7번 개최됐다. 2월에는 부산, 대전, 울산, 경남 창원시, 충남 서산시 등 지방에서도 개최됐다. 윤 대통령이 4월 총선을 염두에 여권 열세 지역인 수도권에 우선 집중한 후, 부산·경남(PK) 지역과 충청 지역에 공을 들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전국을 돌면서 굵직한 정책과 지역 현안 지원을 약속함에 따라 야권은 선거 중립 위배 논란을 쟁점화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까지 직접 나서 “관권 선거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인천 방문 직후 인천 계양을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오늘 인천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는, GTX-D 노선과 계양 신도시의 광역교통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관권 선거 공세에 대해 정면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토론회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관권 선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분도 있다”며 “야당에서 최고위원회의 등을 기회로 대통령에게 민생을 챙겨달라는 말을 엄청나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대통령이 지금 열심히 민생을 챙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통해 900조 원대의 예산 투입을 약속했다는 주장을 펼치는 데 대해서도 “사실 왜곡”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생토론회는 민심을 현장에서 듣고, 국민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총선과 관계 없이 연중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중립 문제를 둘러싼 시각은 여야가 선거철마다 공수를 바꿔가며 다른 스탠스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을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현 여당인 국민의힘은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현 여당이 야당이던 2021년 2월 26일 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2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에 대해 “대통령과 청와대가 선거운동본부 역할에 충실한 것을 국민은 다 안다”며 “오로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선 선거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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