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윤영찬 “하위 10% 통보…이재명 사당화 완성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0일 16시 10분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경기 성남 중원)이 20일 “전날(19일)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며 “민주당을 지키려는 저의 길이 순탄치 않으리라 각오했지만, 하위 10%라는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윤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으로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의원과 함께 민주당 내 ‘원칙과 상식’ 모임을 만든 멤버기도 하다.

윤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이번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목표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인가,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화의 완성인가”라고 반문하며 “후자가 목표라면 나를 철저히 밟고 가라”고 했다.

또 윤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나의 소신이 재선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될 것을 알았기에 모든 일에 흠없이 일했다”며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실력은 평가받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님의 명령으로 정치의 길에 나섰다”며 “꼭 필요한 정책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지만 대통령 세 분의 민주당을 너무 사랑했던 저의 소신은 저 개인에게는 크고 작은 굴욕도 줬다”고 했다.

윤 의원은 “작년 상반기에 진행된 중앙당 당무감사와 작년 말 의원평가에 정량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항목들은 모두 초과 달성해 제출했지만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 사실을 밝히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다”며 “저 스스로를 의심하지도, 부끄럽지도 않다. 하위 통보를 받은 지금 저의 마음은 오히려 후련하고 당당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제가 통보받은 하위 10%는 경선 득표율에서 30% 불이익을 받는다”며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원칙과 상식’ 동료들과 결별하고 민주당을 지키겠다고 결심한 순간, 저는 선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며 “제 앞에 그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이해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이번 민주당의 하위 통보에 대해 “이런 식으로 간다면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역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대참패를 맞이할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조사 주체도 알 수 없는 특정인을 배제한 여론조사가 소위 비명계 지역구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공관위가 아닌 당대표 측근끼리 밀실에서 중요 사안을 결정한다는 괴담이 여의도에 파다하다”며 “하위 10%, 20%에 친문(친문재인), 비명계 의원들이 무더기로 포함된 이번 하위 통보 결과는 그러한 괴담을 사실로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혁신과 통합으로 여당에 맞서 차별화를 해야 할 총선 국면에서 이런 사태를 방치하고 순응한다면 모든 민주당 구성원들에게 총선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며 “지금 일어나는 밀실, 사천, 저격 공천과 배제의 정치는 민주당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며 저 윤석열 정권에게 총선 승리를 헌납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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