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개성시에 공장 건설’ 언급…‘무단가동’ 개성공단 본격 재개발 시사

  • 뉴스1
  • 입력 2024년 1월 26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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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3초소에서 바라본 북한에 개성공단이 보이고 있다. 2022.10.4/뉴스1
4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3초소에서 바라본 북한에 개성공단이 보이고 있다. 2022.10.4/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지방공업 발전을 강조하면서 개성공단이 있는 개성시에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적대적 남북관계 전환, 즉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한 만큼 개성공단 또한 자체 운영을 위해 재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회의에 시정연설에서 “지금 지방들에는 시대의 요구에 부합되는 공장다운 지방공장이 하나도 없다”라고 지적하며 향후 10년간 매년 20개 군에서 현대화된 공장 건설로 지방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때 “물론 우리가 최근 몇 년 동안에 중평온실농장과 연포온실농장을 건설하고 김화군의 지방공업공장들을 완전히 일신시켰으며 전국적인 농촌 살림집(주택)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개성시가 자체로 살아나갈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지방 인민들을 위한 사업들을 작전하고 내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서에도 개성시 시내지구와 재령군, 연탄군, 우시군에만 지방공업 공장들을 김화군 지방공업공장들의 수준으로 꾸리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 시, 군들은 앞으로 건설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다그치는 것으로 반영되었다”라고도 언급했다.

지방 공장 건설 사업과 관련해 개성시를 두 차례나 언급한 것인데, 요약하면 최근 몇 년간 개성시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경제 과업이 제시된 ‘전원회의 결정서’에는 개성시에 현대화된 지방 공장의 상징으로 북한이 내세우는 김화군 수준의 공장을 꾸리는 사업 계획도 포함됐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지방 경제도 ‘자력갱생’을 해야 한다며 식료가공품이나 의류, 일용품 같은 소비재 생산을 지방 공업분야에서 담당하도록 해왔다. 개성시가 자체로 살아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이란 것도 결국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문제는 개성시에 현대화된 공장을 새로 꾸리려면 필연적으로 개성공단 시설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단이 2016년 2월 가동 중단된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설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 입장에서는 노후화되었어도 이미 꾸려져 있는 시설을 재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것이다.

실제 이미 수년 전부터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측 시설을 무단으로 가동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그 수가 3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김 총비서는 올해 들어 ‘대한민국은 제1의 주적’이라고까지 하며 남북관계 단절을 공식화하고 대남 기구 정리 등 후속 조치도 빠르게 취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공단 자체 활용을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는 조치로도 해석될 수 있다.

김 총비서가 연설에서 직접 ‘개성공단’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공단을 자체 운영하기 위한 재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금강산국제관광국의 폐지 결정도 내렸다. 북한은 지난 몇 년간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도 철거하며 이곳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관광지구로 꾸릴 계획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남 적대 노선 전환에 따라 북한은 남북경협의 상징인 두 곳의 자체 개발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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