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명품가방 의혹 특검수사도 가능”… 대통령실 “거부권 불가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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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건희 특검법 28일 본회의 처리”… 與 “특검추천때 與 배제 등 문제 조항
총선 기간 선전-선동-망신주기 용도”
與고문단 “명량해전 배 12척 남은 상황”
이르면 오늘 한동훈 비대위장 지명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공언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을 두고 여야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겨냥한 이 법안은 올해 4월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22일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국민의힘은 “총선용 반헌법적 악법”이라며 반발했고, 민주당은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것”이라고 맞섰다.

대통령실은 “반헌법적인 정치 특검법”이라며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이르면 21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져 한 장관이 28일 민주당의 김 여사 특검법 처리 방침에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이 모인다.

● 野 “명품 가방 의혹 특검 수사도 가능”

국민의힘은 20일 특검법에 대해 “총선을 앞둔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미 수사로 혐의를 못 밝힌 사건”이라며 “총선 앞 정치공세이고 반헌법적인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 지도부 의원은 통화에서 “28일 본회의 상정 및 처리는 더 이상 여야 간 협의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회의장도 이미 승인한 만큼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최근 불거진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도 특검으로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특검법의 3가지 조항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특별검사 추천에서 여당을 배제하고 교섭단체(민주당)와 정의당 등 원내 정당끼리 정하도록 한 조항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내년 2월 초부터 4월 총선 직후까지 수사하도록 돼 있어 야당이 총선용 공세로 악용하겠다는 의도”라고 본다. 여권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 대한 언론 브리핑 조항도 들어 있어 수사가 연일 생중계되며 총선 내내 선전·선동, 망신 주기에 쓰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 대상과 특수 관계자인 이들에게서 수사관을 추천받으라는 것이냐”고 반박하고 있다. 수사 기간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 검찰’이 김 여사를 수사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특검을 거부했기에 이제야 하게 된 것”이라고 맞섰다. 언론 브리핑 조항은 “‘최순실 특검법’과 ‘드루킹 특검법’에도 들어가 있는 조항”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문제 조항과 관련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장관은 전날 “국민들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 장관은 총선 앞 최대 악재인 ‘김건희 특검법’도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한 장관은 특검 이슈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거부권이 불가피하다는 기류이지만 윤 대통령의 부인과 관련된 특검 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대응 방식과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한 장관 등판으로 새 국면이 조성될 경우 여야 협상 상황에 따라 대통령실의 기류도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이르면 24일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
국민의힘은 이르면 21일, 늦어도 22일에는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지명권을 가진 윤 권한대행은 이날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로 의견 수렴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통화에서 “당이 현재 임진왜란 명량해전 전 배 12척이 남은 때와 같은 위기 상황이니 한 장관에게 맡겨보자고 제안했고 고문들이 대체로 동의했다”고 했다. 윤 권한대행이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하면 24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임명 절차가 마무리된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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