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일자리박람회 열기 후끈…“남한에선 모든 게 도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일 1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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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북한이탈주민 일자리 박람회 개최
141개사 온·오프라인 참가…1500명 참가 신청
통일부 장관 "이탈주민, 남다른 도전정신 갖춰"

“북한에선 식품 생산직에 종사했는데 여기(남한)에 와선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모든 게 새로운 도전인데, 오늘 한 곳에서 정보를 얻고 면접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북한 이탈주민 일자리 박람회’에 참석한 김모(51)씨가 말했다.

함경북도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이 된 김씨의 손엔 방금 면접을 본 회사의 팸플릿이 들려 있었다.

김씨는 구직 과정에서 번번이 편견의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그는 “면접을 볼 때 직무에 관한 걸 물어야 하는데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를 묻더라”며 “부담되고 상처받았다”고 회상했다.

양강도에서 탈북한 이모(30)씨는 “면접에서 북한에서 왔다고 말하기가 꺼려진다”며 “김정은이 자꾸 싸우려고 하니까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늘 (탈북민을) 원하는 여러 회사가 왔으니 편하게 면접을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날 박람회는 이들처럼 정보 부족과 편견으로 인해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온 탈북민들로 성황을 이뤘다. 탈북민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가 열린 건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통일부가 주최하고 한국무역협회, 남북하나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141개 기업과 기관이 온·오프라인으로 참가 등록을 했다. 하나원(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교육생, 하나재단 구직 등록자 등 1500여명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현장에 설치된 70여개사 부스는 지원 자격, 처우 등을 알아보려는 탈북민들로 북적였다.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의 온라인 채용관을 통해선 더 많은 기업들이 인력 채용에 나섰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 공공기관들도 참여했다. 통일부는 “6월 말 기준 통계에 따르면 200명의 북한 이탈주민들이 공공기관에 재직하고 있으며, 이 중 93%가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이라고 밝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갖은 고난을 겪고 자유와 인권을 찾아 우리 사회에 오신 북한 이탈주민은 남다른 도전정신과 삶의 에너지가 충만한 인재”라고 밝혔다.

또 “이번 행사가 북한 이탈주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건전한 사회 문화 조성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탈주민이 일자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헌한단 소속감을 갖게 된다면 우리사회 발전과 함께 통일 준비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개회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9년 만에 행사가 열린 배경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탈북민 정착을 국정과제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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