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장갑 낀 尹 “전국 각지 재료 다 모았다”… 김장으로 ‘국민 대통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7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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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행사
전국 17개 시도 현장 동시 개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서 어린이가 담근 김치를 맛본 뒤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2023.11.27.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서 어린이가 담근 김치를 맛본 뒤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2023.11.27. 대통령실 제공
“오늘 만드는 김치는 집에 가져가는 게 아니라 어려운 분들과 함께 먹는 것이니 더 열심히 맛있게 담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

주황색 앞치마와 모자, 투명 마스크 차림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대통합 김장행사’에서 이같이 말하자 참석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네!”라고 응답했다. 검사 시절 김치찌개 요리가 주특기 중 하나였던 윤 대통령은 모처럼 정장 차림이 아닌 요리사 차림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한결 편안한 표정이었다.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김장 행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김치를 함께 담그고 사회적 약자층에 전달하며 국민 대통합 정신을 고취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장 재료로 경기 파주 배추, 경북 의성 마늘, 충북 괴산 고춧가루 등 전국 각지 재료를 모아 통합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김치는 다양한 재료와 양념이 어우러지고 일정 기간 숙성해 먹는다”며 “(그런 뜻으로) 전국 모든 곳에서 절인 배추와 다양한 양념들을 다 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웃에 대한 이런 따뜻한 배려와 손길”이라며 “이 김장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더 이웃을 배려하고,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는 아주 좋은 행사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일 경기도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 참석해 김장을 하고 있다. 2023.11.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등 참석자들과 김장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종종 김 여사를 도와주는 모습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김치 6포기를 직접 담갔다고 한다. 골드버그 대사도 미국 의회가 ‘김치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할 예정인 만큼 이를 기념해 행사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일 경기도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 참석해 행사에 참여한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이 담은 김치맛을 보고 있다. 2023.11.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일 경기도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 참석해 행사에 참여한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이 담은 김치맛을 보고 있다. 2023.11.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 부부는 여러 김장 테이블을 방문해 참석자들과 함께 셀카를 찍었다. 윤 대통령은 어린이들이 담근 김치를 시식하면서 “어린이들이 김치를 꼼꼼하게 만들어 어른보다 더 잘 만든다”고 칭찬했다. 김 여사도 김치를 맛본 뒤 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은 담근 김치를 상자에 담아 통합, 화합, 나눔의 의미가 확산되길 기원하며 직접 기부 트럭에 실었다. 현장에서 완성된 김치 2만5000kg와 시도 현장에서 만든 김치 등 총 10만kg이 소외계층에 전달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에서 김치 상자를 기부트럭에 전달하고 있다. 2023.11.27. 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이번 김장 행사는 당초 집회 시위가 빈번하게 일어나 사회적 갈등의 빈번하게 표출되는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하려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을 통합의 광장으로 만든다는 취지에서 행사가 기획됐지만 추운 날씨 탓에 실내로 장소가 변경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 17개 시도 현장에서도 동시 개최돼 행사장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됐다. 전국 243개 지자체의 청년, 노인, 외국인 근로자, 북한이탈주민, 다문화학생 등 2000여 명이 모였다. 행안부가 주최하는 김장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4년 만에 재개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특색 있는 김장재료를 한자리에 모아 배추와 모두 섞었다”며 “한반도를 다 섞어 만든 ‘대통합 김치’로 더이상 분열하지 말고 통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일산=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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