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쟁점 된 헌재소장 임기…野 “尹이 3명 지목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6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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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를 하고 있다. 2023.10.16/뉴스1 ⓒ News1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를 하고 있다. 2023.10.16/뉴스1 ⓒ News1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선 다음 달 10일 퇴임하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의 뒤를 이을 새 헌재소장의 임기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은 “이 재판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이 헌재 소장을 3명이나 지명할 수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에게 “(이 재판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 동기고 여당 추천 몫이라는 게 (지명이 거론되는) 이유다. 아무리 빨리 임명돼도 잔여 임기가 10~11개월 남는데, 선례를 보면 잔여 임기만 채우면 되느냐”고 물었다. 헌재 재판관이 헌재소장에 임명되면 관행적으로 잔여 임기만 수행하는데, 내년 10월 임기가 끝나는 이 재판관이 헌재 소장으로 거론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취지다.

박 사무처장이 “그렇다”고 하자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효숙 당시 헌재 재판관을 사임시킨 후 헌재소장으로 임명하려고 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임명을) 철회하는 것으로 끝났는데 (재판관을) 사퇴시키고 (헌재)소장으로 시작하는 것이 법적으로 어떠냐”고 물었다. 박 사무처장은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같은 당 이탄희 의원도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헌재)소장으로 임명되는 관행이 자꾸 생기면 재판관들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신경쓰지 않고 재판에만 집중한다는 ‘국민적 신뢰’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극단적으로는) 현 대통령이 (헌재)소장 3명을 지명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그런 지적이 있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했다.

여당은 헌재소장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헌법재판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야당이 몽니를 부리면 헌재소장 동의안이 부결될 수도 있는 상태”라며 “재판관 8명만으로도 헌재에 하루빨리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다리는 사건이 많은데 처리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박 사무처장은 “법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지만 중요 사건을 결정하려면 완성체가 돼서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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