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강성 지지층’과 선 그어야”…민주당 내 목소리 커져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19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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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를 지적한 청년 정치인들을 향해 지지층의 선 넘은 공세가 이어지면서다.

19일 민주당 청원게시판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 모든 위원장 직위 해제를 요구합니다’라는 글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2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취지에 대해 “조사단이 만들어져 사실관계가 확인 중인 사안을 본인들의 인지도를 위한 정치적 도구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및 17개 시·도당 대학생위원회는 지난 12일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의혹을 받고 있는 김남국 의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는 당 윤리규범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또 김 의원의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대표가 윤리 감찰을 지시했고, 이미 법원의 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된 사안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당시 위원회는 “청년 정치인을 자청했던 김 의원의 가상화폐의 몰빵투자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며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은 더불어민주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민주당 청년 정치인 8명도 당 쇄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에 상응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나아가 가상자산 주요 투자자가 2030 세대였다는 점에서 이번 의혹은 지역 민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광주 지역 청년 정치인들과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전체적으로 당이 위기 관리에 미숙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또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바라보며 당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민주당 정치인이 실수한 뒤 그것에 대해 처음으로 나온 메시지가 너무 국민 공감대나 정서에 맞지 않는 것이 많다”는 견해도 있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이런 분위기에 대응하고자 공세를 펼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기자회견에 나섰던 청년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문자·전화폭탄이 이어졌다고 한다.

박성민 전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국대학생위원장을 비롯한 시·도당 대학생위원장들을 향한 직위 해제 징계 청원을 멈춰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본 청원에 언급된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 주장은 지난 금요일 오전 9시 40분에 열렸던 대학생위원회의 기자회견이 아니라, 같은 날 오전 9시에 열렸던 저를 비롯한 청년 8명의 기자회견 직후 제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한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태도를 지적하며 혁신을 요구한 대학생위원회의 기자회견은 당에 꼭 필요한 목소리를 전달해 주는 일이었다”며 “앞서 저를 비롯한 청년들이 한 기자회견이나 이후 대학생위원회가 뜻을 모아 한 기자회견이나 별개의 기자회견이었어도 결국 본질은 모두 당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의 이른바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극성 팬덤과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한다”며 “민주당에는 맹목적인 충성밖에 없는 ‘묻지마 팬덤’이 아니라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도 비판하는 ‘건강한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런 여론이 형성되는 곳이 (이 대표의 팬클럽인) ‘재명이네 마을’”이라며 “대표가 이장으로 있는데 이원욱 의원이 의총 때도 얘기했지만 이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태극기 부대 때 당시 미래통합당 쪽에서 했던 것처럼 당 소속 의원들 유튜버 방송 출연을 금지해야 한다”며 “강성 당원들 도가 지나친 것, 당원이라면 징계위에 회부하고 당원 아니면 고발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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