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도발 맞선 서해 영웅 영원히 기억” 55명 일일이 호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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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의 날 “北도발 대가 치를것”
대통령이 전사자 전원 호명은 처음

서해영웅 이름 부르려다 울먹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2002년), 천안함 피격 사건(2010년), 연평도 포격전(2010년) 전사자 55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기에 
앞서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울먹이고 있다. 대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서해영웅 이름 부르려다 울먹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2002년), 천안함 피격 사건(2010년), 연평도 포격전(2010년) 전사자 55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기에 앞서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울먹이고 있다. 대전=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자신의 꿈이었던 영원한 바다 사나이 55분 영웅의 이름을 불러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제8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렇게 말한 뒤 제2연평해전(2002년), 천안함 피격사건(2010년), 연평도 포격전(2010년) 전사자 55명의 이름을 호명했다. 현직 대통령이 이들을 일일이 호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용사들을 호명하기 전 26초간 감정이 북받쳐 오른 듯 울먹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리며 한동안 고개를 숙였다. 김건희 여사도 윤 대통령의 호명이 이어질 때 눈물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 도발로부터 북방한계선(NLL)과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뒤 처음 공식 메시지로 천안함 피격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언급한 것.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에 맞서 ‘한국형 3축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란 표현을 총 6차례 썼다.

이는 2020·2021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두 차례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용사들을 기리면서도 ‘북한의 도발’이란 표현을 명시적으로 쓰지 않았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2020년 기념식 땐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 민평기 상사 모친 윤청자 여사로부터 “천안함 폭침이 누구의 소행인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윤 여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기념사 보고 속이 다 시원했다. 묘역에서 윤 대통령이 ‘건강 잘 챙기시라’고 하더라”며 “위안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은 “(전임 정부에선) 의전 때문에 구석 자리에 앉았는데 이번엔 대통령 주변으로 자리를 배치하는 등 사소한 부분들까지 신경 써줬다”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해영웅#윤석열 대통령#호명#서해수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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