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딸 동반 시찰, ‘핵 포기 않겠다’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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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4일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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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의 미사일 기지 방문 모습. 뉴스1/조선중앙TV 갈무리
지난 1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의 미사일 기지 방문 모습. 뉴스1/조선중앙TV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둘째딸 김주애와 함께 미사일 기지를 방문한 모습을 공개한 것은 우리 정부와 미국을 향해 ‘미사일과 핵은 대를 이어 물려줄 자산이다’,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해석했다.

태 의원은 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김 위원장이 딸과 함께 미사일 관련 시설을 방문한 것에 대해 “딸을 공개한 시점과 장소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보통 아버지라고 하면 딸이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는 곳에 데려가야 하는데 굉음이 울리고 괴물 같은 미사일이 올라가는 장소라든지,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하는 공장에 딸을 데리고 간다는 건 좀 매칭(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제 생각에 이걸 통해서 김 위원장이 미국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북한 핵의 수명은 김정은 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딸 대까지 이어지니 앞으로 영원히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그는 “사진을 보라. (김 위원장이) 딸과 다정히 걸어가면서 미사일을 배경으로 얘기하고 있지 않나”라면서 “이를 통해 ‘결국 우리 집안의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이 미사일이다’, ‘우리는 이걸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보유국 지위는 협상을 통해 변경시킬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아버지로서 딸한테 우리 집안의 제일 귀중한 자산은 이것(미사일)이라고 얘기하는데 이걸 어떻게 바꾼다는 거냐’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미사일이 있는 장소로 자꾸 딸을 데리고 가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미사일 공장 또는 발사 기지로 추정되는 장소를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곳에는 KN-23으로 보이는 미사일과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10여 대가 도열돼 있다. KN-23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후 같은 달 26일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축하하는 행사 자리에도 참석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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