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이태원 질문에 “지금은 국무위원 자격”…野 “불편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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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7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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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통일부 장관. 2022.11.7/뉴스1
권영세 통일부 장관. 2022.11.7/뉴스1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질문을 받고, 자신은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으로서 현장에 나와 있는 것인 만큼, 답변을 내놓는 게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권 장관의 지역구는 최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이다. 야당에선 권 장관의 이러한 답변을 두고 ‘옳지 않은 태도’라고 지적했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속개된 국회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용산구청장이 (용산구를) 책임질 자격,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자리에는 통일부 장관으로 나와 있는 만큼 통일부 외에 말씀드리는 것은, 다른 적절한 자리에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언급이 적절치 않다)”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용산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인물이라고 지적하면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용산구청장에게 사퇴를 건의하는 게 적절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후 권 장관에게 더 관련 질의를 하지 않았으나 뒤이어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권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전 의원은 “위원장이 국무위원의 대답 태도에 대해 지적해줬으면 좋겠다”며 “좀 불편한 답변 태도라는 지적을 안 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질의에 ‘나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통일부 장관과 관련된, 업무와 관련된 내용만 대답할 것’이라고 하는 건 사실상 ‘난 대답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앞뒤, 전후사정을 따져봤을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질의였고 해당 부분은 필히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우원식 예결위원장은 이에 권 장관을 향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권 장관은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물론 이태원 사고가 엄청난 참사이고 우리 국민들께 공직자라면 누구나 책임을 느끼고 죄송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맞지만, 강 의원의 질의는 ‘구청장에 대해 사임을 시키는 게 어떻겠냐’ 이런 질문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구청장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것’이라고 하자, 권 장관은 거듭 “제가 용산 지역 국회의원으로 나와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답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 장관은 우 위원장이 다시 ‘권영세 안에 통일부 장관도 있고 국회의원도 있다’면서 답변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하자 “물론 한편으로는 국무위원 자격이 있고 다른 편으로는 용산구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지만, 이 자리에서 제가 답변하는 부분은 용산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앉은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용산 지역 국회의원이면 저쪽(의원석)에 앉아 있지, 왜 여기(국무위원) 앉아 있겠냐”며 “여기서는 용산 지역 의원이 아니라 국무위원, 통일부 장관으로서 답변하는 게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그런 점에서 위원장과 생각이 다르고 선거로 선출된 구청장이라든지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아무리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사임해라, 말아라 이게 가능한 얘기냐. 임명직 공직자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해도 그만두게 못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국민에 의해 뽑힌 구청장, 시장을 누가 그만두라고 할 수가 있느냐”고 했다.

권 장관은 “그 부분은 (그래서) 적절치도 않을 뿐더러 이 자리는 국무위원으로서 앉아있기 때문에, 강 의원이 여러 가지 분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대답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우 장관은 이에 대해 “진퇴를 통일부 장관이 답변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용산구청장이 했던 태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며 “‘난 통일부 장관이라 얘기하지 못한다’는 건 너무 지나친 구분법”이라고 지적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권 장관을 감쌌다.

배 의원은 “강 의원이 국무위원으로서의 책임과 의지에 대해 다시 한번 물었으면 충분히 말하지 않았을까”라며 “위원장이 그 부분을 정확히 판가름해서, 질문 방향이 아쉬운 면이 있었다는 지적을 정확히 해주고, (특히) 통일부 장관이 대답을 회피한 게 아니라는 것을 국민의힘 동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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