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정상화’ 다짐 정진석 비대위…이준석 리스크가 고비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14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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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당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집권 초반 여권 지지율 하락과 지도부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출발한 만큼 비대위는 조속히 당을 정비해 정부를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새 원내대표 선출 등 당을 정상궤도에 올리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는 수두룩하다. 거대야당을 상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방명록에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익을 보면 옳고 그름을 생각하고 나라 위기를 보면 목숨을 바친다)이라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윤석열 정부가 순항할 수 있도록 당정이 일체감을 갖고 힘을 모아야겠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당의 조속한 안정과 정상화가 필요하고 안정적인 지도체제 확립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충원 참배를 마친 비대위는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조직부총장·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단행하고 원내대표 및 국회 운영위원장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원내대표 선거는 16일 공고 절차를 거쳐 오는 19일 의원총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항해에 돌입했지만 비대위가 갈 길은 여전히 멀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공세는 비대위의 순항을 위협하고 있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비대위는 물론 당의 운명도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을 인용하면 비대위는 또다시 공중분해 되는 초유의 위기를 맞는다. 반면 기각을 하더라도 항고·재항고가 이어져 법정 공방에 갇힌 상태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내 의사결정에 대해 법원이 브레이크를 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계파 갈등도 비대위가 수습해야 할 과제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핵심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2선 후퇴로 잦아드는 듯 보였던 친윤-비윤계 의원 간 신경전은 새 비대위가 일부 친윤계 인사들로 구성되면서 재점화 하는 양상이다.

비대위에는 친윤계로 분류되는 정점식·전주혜 의원을 비롯해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김병민 광진갑 당협위원장 등이 합류했다.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주기환 전 비대위원도 포함됐다가 인선 발표 1시간 반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윤심’라는 해석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정 위원장은 주 전 위원 재신임에 대해 “말이 나와도 괜찮다. 나는 지역 안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일축했다.

집권 초반 성적을 좌우할 정기국회도 넘어야 할 산이다. 당 정상화 작업이 본격화 되지 않는 상태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110대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개혁 입법과 민생 예산 관철을 목표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으로 벌써부터 정쟁 대결이 벌어지면서 첫 정기국회를 민생의 장으로 만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정 위원장은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639조 원 예산 심의에서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국민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19일 선출될 새 원내대표와 함께 이번 국회가 민생경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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