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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강병원-강훈식-박용진… 野 ‘97그룹’ 전대 출마 움직임 본격화

입력 2022-06-15 03:00업데이트 2022-06-1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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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론 앞세워 당권 도전 의사
강병원 “역사적 사명 피하지 못해”… 강훈식 “변해야한다는 지적 공감”
박용진 “전대 룰, 국민비중 높여야”… 재선그룹 오늘 공개토론회 열어
책임론 역풍 우려한 이재명계, ‘어차피 대표는 李’ 말아끼며 주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세대교체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97(90년대 학번, 70년대생) 그룹’의 8월 전당대회 출마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책임론’에서 출발한 세대교체론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대 간 경쟁 구도로 확대되는 양상 속에서 정작 이재명 의원을 비롯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2주 가까이 전당대회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말을 아끼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어차피 지금 상황에선 이재명 의원이 가장 유리하다”며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자신감 속에서 적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침묵’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 97그룹 전대 출마 본격화

강병원 의원(51·재선)은 14일 KBS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묻자 “역사적인 사명이 맡겨진다면 또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진지하게 여러 의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것.

97그룹 내 다른 유력 주자들 역시 전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강훈식 의원(49·재선)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변에서 많은 (출마) 요구가 있다”며 “당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에 무겁게 공감하며 의견을 청취 중”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51·재선)도 통화에서 “대의원,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줄이고 국민 의견이 더욱 많이 반영되도록 전당대회 룰을 개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지도부에 의견을 전달했고,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의원(51·재선)과 김해영 전 의원(45)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여러 의견을 듣고 있으며 고민 중”이라고 했고 김 전 의원(45) 역시 “여러 관점에서 숙고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97그룹 내 출마가 본격화되면 이들 사이에서도 최고위원 경력 및 특정 계파 소속 여부를 놓고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97그룹이 주축이 된 민주당 재선 의원 그룹의 실력 행사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은 15일 공개 토론회를 열어 당 쇄신 방향과 3·9대선 및 6·1지방선거 평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16일에도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취합해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한 당 관계자는 “그동안 86그룹과 청년 정치인 사이에 끼어 소외됐던 97그룹이 본격적인 집단 목소리를 내며 이번 기회에 당 핵심으로 올라서려는 것”이라고 했다.
○ 전략적 침묵 택한 친명계

크게보기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2차)가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같은 움직임에 친명계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6·1지방선거 이후 계파를 막론하고 이 의원을 향한 책임론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이 의원은 물론이고 김남국 의원을 제외한 측근 그룹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야권 인사는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이 이원욱 의원과 ‘수박 논쟁’을 벌이긴 했지만 이재명계 차원에서 나온 대응은 아니다”라고 했다.

친명계가 침묵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굳이 참전했다가는 잃을 게 더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친명계 의원은 “아직 이 의원의 당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전혀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전당대회에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이 의원의 등판을 원하는 당심과 민심이 크게 다를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비대위 고위 관계자는 “친명계 입장에서는 전당대회 룰을 어떻게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이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굳이 진흙탕 싸움에 참전해 스스로를 더럽힐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참전하는 순간 본격적인 책임론 역풍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깔려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비이재명계의 일방적인 공격 구도라 확전이 되지 않고 있지만 친명계가 대응사격에 나서는 순간 곧바로 전면전 양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친명계 내에서도 이 의원 대신 측근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의원 대선캠프 출신 야권 관계자는 “친명계 내부적으로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캠프 출신인 우원식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계획과 관련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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