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영어의 몸이 된 전직 대통령 두 분 중 한 분(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면 석방됐는데, 다른 한 분을 그대로 둔다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라며 “국민통합과 대한민국 위신을 세우는 차원에서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MB 사면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법조계에서도 MB가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면 8월 윤 대통령의 첫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당뇨 합병증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손, 발 등에 감각이 마비되는 증세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면역력 저하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의료진으로부터 “형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전달받은 뒤, 7일 안양지청 담당검사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결국 국민여론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말 박 전 대통령 등의 사면을 단행했을 때에도 당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MB가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 ‘국민적 정서’를 이유로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면에 대한 여론이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다만 대통령 통치행위의 일환이자 큰 정치적 의미가 담긴 이야기인 만큼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2020년 10월 횡령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8000만 원을 확정받은 뒤 수감 생활을 이어왔다. 현재 81세인 이 전 대통령의 잔여 형량은 약 14년 5개월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