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소나기 발사’ 이어 핵실험까지?… 이르면 ‘주 후반’ 관측도

한미 공군 전투기가 7일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공중무력시위 비행을 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6.7/뉴스1

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 당국은 외교안보라인을 중심으로 소통을 강화하며 “어떤 상황에도 충분한 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향후 수일 내에 제7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한다”며 “이는 미국과 동맹·우방국들이 그간 염두에 뒀던 것으로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사회에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하 갱도 출입구 가운데 하나가 재개방된 것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하 갱도를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시 핵실험장 폐쇄 현장에 우리나라와 미국·중국·러시아·영국 등 5개국 기자단을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구를 제외한 내부 공간은 온전한 상태로 유지돼왔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도발(5일)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6일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8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6.6/뉴스1

실제로 북한은 올 초부터 ‘미사용’ 상태였던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 복구에 나서 현재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끝마친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사무총장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에 대한 IAEA의 우려는 매우 합당해 보인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통상 6월 말부터 시작되는 장마 땐 핵실험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 또한 ‘북한이 서둘러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북한은 2006~17년에 모두 6차례 핵실험을 했으나 이 가운데 장마철에 해당하는 6~8월에 실시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그러나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은 사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일 순방(5월20~24일) 전부터 제기돼왔던 것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 순방에 즈음해 핵실험을 실시하진 않았지만, 그가 순방 일정을 마치고 일본을 떠난 다음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와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3발을 잇달아 쏘며 무력시위를 이어갔다.

북한의 ICBM 발사 또한 한미 당국이 바이든 대통령 순방에 즈음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온 도발 유형 가운데 하나였다.

북한은 또 이달 3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한다’는 메시지가 나오자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을 동시다발적으로 쏘며 올해 18번째 무력시위를 벌였다. 앞서 2~4일엔 미 해군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을 동원한 한미 해군 간 연합훈련도 실시됐다.

일각에선 한미일 3국이 8일 서울에서 외교차관 협의회를 진행할 예정임을 들어 그 직후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군 소식통 또한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땐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와 인근 지역에 머물고 있어 북한 입장에서도 도발이 조심스러웠겠지만 이달은 상황이 좀 다르다”며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거나 빈도가 더 잦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소식통은 “북한이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한미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5일 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응 및 경고 차원에서 6일 오전 같은 수(8발)의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이용한 연합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7일엔 서해 공역에서 F-35A와 F-15K, F-16 등 전투기 20대를 동원한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는 긴밀한 공조 하에 풍계리 등 북한의 핵 관련 시설과 활동에 대해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