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 없던 시정연설…尹 “여야가 따로 있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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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오전 10시 4분 경 시정연설을 위해 처음으로 국회 본청 본회의장에 들어선 윤석열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의 박수 속에 의원석을 지나 연단으로 향했다.

밝은 회색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석을 지나 연단으로 걸어갔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과도 악수를 나눴다. 5년 만에 여당 신분으로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입장하자 기립해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기립 박수를 보냈다. 박수를 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도 윤 대통령이 연단으로 향하는 동안 기립했다.

연단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정면의 의원석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웃으며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시죠”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뒤로 돌아 의장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15분 동안 이어진 시정연설에서 여당 의원들은 총 18차례 박수를 보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유를 보내지도 않았지만 박수도 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게 좋겠다는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손팻말이나 야유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에는 국민의힘 의원석 쪽으로 퇴장하며 여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어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안내로 반대편의 야당 의원석 쪽으로 걸어가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도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을 나온 뒤 야당 의원들과도 악수한 것에 대해 “정부와 의회 관계에 있어 여야가 따로 있겠나”라고 했다.

시정연설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권 원내대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구석구석까지 인사를 하는 모습은 의회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고용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윤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동안 보여준 모습은 초당적 협력의 토대를 만드는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의회주의에 기반 한 국정 운영을 하겠다면 일방적인 인사 강행이 아니라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의 대화에 책임 있게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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