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습나” 고검장 문자 공개한 김용민 “보복수사 준비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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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0일 2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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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2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 항의의 뜻을 담은 조종태 광주고검장의 문자를 실명 그대로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고검장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화면을 게시하며 “이게 입법을 하는 국회의원에게 검사가 보낼 문자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적의를 드러내는 것을 보니 곧 저에 대한 보복수사를 준비하겠다”고 적었다.

조 고검장은 김 의원에게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국회가 우습냐고 하셨더군요. 제가 묻고 싶습니다. 국민이 그렇게 우스운가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국회 논의가 우습냐”고 따져 물은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김 차장에게 “형사소송법의 근본을 바꾸는 안에 대해 법조계, 언론, 시민단체 등과 토론회나 간담회를 하는 등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 차장은 “의원님 견해가 전적으로 옳다”고 답했다.

김 차장은 “근본적으로 형사절차를 바꾸는 내용이다. 각계의 의견을 잘 수렴해보고 해당 부분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후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김 의원은 김 차장에게 “질의하는데 말을 끊는 건 아닌 것 같다. 국회 논의가 차장님이 보기에 우스워 보이고 그러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입법 정책적 사안인데 법원행정처에서 이래라저래라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냐”며 “이것은 부적절한 의견이라고 보인다. 앞으로는 그런 의견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조종태 광주고검장이 18일 오전 서울 대검찰청에 긴급 고검장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조종태 광주고검장이 18일 오전 서울 대검찰청에 긴급 고검장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조 고검장은 같은 날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긴급 고검장 회의에 참석했다. 조 고검장은 회의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발의된 법안에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한 형사사법시스템과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사법경찰, 검찰 수사관, 검사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안이 시행되면 범죄자는 두 발 뻗고 자겠지만 피해자는 눈물과 한숨으로 잠 못 이루게 될 것”이라며 “발의한 분들이 설마 이런 세상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하고 믿는다”고 했다. 전국 고검장 전원 6명은 회의 종료 후 입장문을 통해 “국회에 제출된 법안에 많은 모순과 문제점이 있어 심각한 혼란과 국민불편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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